공론장에서 터진 문제적 발언
김희수 진도군수가 최근 공개된 자리에서 내뱉은 한 마디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논의하는 타운홀미팅에서 인구소멸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던 중, 그는 "스리랑카나 베트남 등 젊은 처녀들을 수입해 농촌 총각들의 배우자를 찾아줘야 한다"고 말한 겁니다. 발언 직후 방청석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마이크를 잡고 있던 강기정 광주시장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습니다. 강 시장은 즉각 손사래를 치며 "잘못된 이야기"라고 지적했죠. 이 짧은 발언 하나가 다문화 사회의 민감한 고민거리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왜 문제인가: 상품화된 이주여성과 과거의 사례
군수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지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특정 국가의 젊은 여성들을 '수입'한다는 표현 자체가 인간을 상품처럼 취급한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이주여성을 단순히 인구 증가를 위한 수단, 혹은 농촌 총각들의 '해결책'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드러났다는 거죠. 이는 결혼이주여성의 존엄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인구정책을 논할 때 기본적으로 전제돼야 할 인권 감수성이 결여되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킵니다. 사실 이런 논란은 새롭지 않습니다. 2021년 문경시가 추진했던 베트남 유학생과의 만남 주선 사업은 성차별 및 인종차별 논란으로 인권위 진정까지 접수되며 중단된 바 있습니다. 농촌총각 국제결혼 지원 조례 역시 비슷한 이유로 폐지되었죠. 군수의 발언은 결국 국가적으로 이미 여러 차례 지적받고 폐기된 낡은 사고방식을 재생산한 셈입니다.
사과 이후 남은 과제: 근본적인 인구정책으로
발언 파문이 커지자 김희수 군수는 결국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농어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외국 노동력 유입과 미혼 남성의 결혼 장려 의도였다며, '수입'이라는 단어 선택의 부적절함을 인정했습니다. 특정 국가나 개인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죠. 그러나 사과로 논란이 완전히 잠잠해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적했듯, 외국인 여성 '수입' 발언의 근본적 문제는 인구 정책에 대한 접근법 자체에 있습니다. 강 시장은 지역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이들이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죠. 인구 문제는 단순한 '수량'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질'의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인구소멸 위기를 논할 때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어떤 가치를 전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성찰을 다시 한번 요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