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장 방한, '두 국가' 언급과 비핵화 사이 복잡한 시그널

대마경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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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8월 20일 오후 6:01

발행: 2026년 8월 20일 오후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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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방한해 조현 외교부 장관 및 이재명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중국은 남북을 '두 개의 국가'라 지칭하면서도 북한 핵보유는 반대하며 비확산 원칙을 강조했고, 한국의 독립자주 외교를 주문했습니다. 양측은 11월 APEC 정상회담 추진에 합의하고 내년 수교 35주년을 계기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나,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인식 차이는 여전히 남았습니다.

'두 국가'와 비확산 사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19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왕 부장은 남북한을 '두 개의 국가'라고 지칭하며 평화공존을 언급했는데요. 이는 과거 '관련 당사자'라는 원론적 표현에서 벗어난 이례적인 조치로, 중국이 남북관계를 별도 국가 간 관계로 인식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왕 부장은 국제 비확산 체제 준수 의무를 강조하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지는 않겠다는 선은 유지하고 있지만, 비핵화라는 구체적 목표 대신 비확산 원칙을 내세우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기존 중재자 역할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 측은 비핵화나 북한의 대화 복귀를 직접 언급하지 않아 양국 간 온도차를 보였고, 이는 한국 정부의 기대와도 다소 거리가 있는 결과였습니다.

독립자주 외교와 한미관계 압박

왕 부장은 회담 내내 한국이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방식으로 외교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최근 한국이 미국 중심의 동맹 체계에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중국 측의 불만이 담긴 메시지로 읽히는데요. 특히 인공지능이나 반도체, 핵심 광물을 중심으로 한 동맹 강화 움직임에 대한 거부감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중국은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신냉전 구조 역시 선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즉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한중 관계를 한미관계와 분리해 관리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는 겁니다. 다만 이런 요구가 한국 입장에서는 외교적 공간을 제약하는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는 지점이고, 양측은 이 부분에서 상호 존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의견을 나눴습니다.

종전 논의와 정상회담 추진

이재명 대통령은 왕 부장을 접견하며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당사자 간 종전 논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연습을 축소한 결단에 경의를 표하며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통한 자주 국방 강화 의지를 거듭 피력하며 한반도 안보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양국 외교장관은 오는 11월 중국 선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했고, 내년 한중 수교 35주년을 맞아 FTA 서비스 및 투자 협상과 공급망 안정화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4시간의 회담과 만찬, 남산 산책을 통해 우의를 다진 양측이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인식 차이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