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난제, 첫 공식 협의 테이블에 오르다
부산과 경남이 30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낙동강 물 문제를 놓고 공식적으로 머리를 맞댔습니다. 지난 20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취수원 다변화 사업 관계기관 간담회'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를 비롯해, 관련 국회의원, 취수 예정 지역인 의령·창녕 군수, 환경부 관계자, 그리고 현지 주민 대표까지 총 7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는 2021년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이 마련된 이후 5년간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사업에 실질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첫 걸음이었습니다. 부산 시민들의 오랜 숙원인 맑은 물 공급과 경남 상류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동시에 논의하는 공식 테이블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상류와 하류, 첨예하게 맞선 두 가지 걱정
이 사업이 이처럼 오랫동안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 데는 뚜렷한 이유가 있습니다. 부산을 비롯한 낙동강 하류 지역 주민들은 상수원인 낙동강의 수질 불안을 해소하고 더 깨끗한 물을 공급받고 싶어 합니다. 반면, 물을 내줘야 하는 경남 창녕, 의령 등 상류 지역 주민들은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취수 시설이 생기면 지하수위가 떨어져 농사에 피해가 갈까 봐, 또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재산권 행사와 일상 생활이 제한될까 봐 걱정하는 거죠. 결국 기술이나 예산의 문제라기보다, 지역 간의 깊은 불신과 이해관계 조정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간담회에서 경남도 측이 가장 먼저 내세운 조건도 바로 주민 수용성 확보였습니다. 박완수 도지사는 안정적인 물 공급과 더불어 농업 피해 대책과 적절한 보상 방안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상생 지원금과 상설 협의체, 실마리를 찾다
그래서 이번 간담회에서는 구체적인 해결 실마리들이 논의됐습니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부산시가 검토 중인 '상생 지원' 방안입니다. 현재 정부 통합물관리 방안에는 취수 지역별로 50억 원의 지원금이 반영되어 있는데, 취수지가 3곳이 될 경우 최대 150억 원 규모의 지원이 가능해집니다. 이 외에도 정부의 별도 연간 지원(약 70억 원)과의 조율도 필요합니다. 또 하나의 핵심 논의는 '상설 협의체' 구성이었습니다. 박상웅 국회의원은 사업의 검증부터 보완, 이행 점검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상설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를 통해 사업 전 과정에 주민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투명하게 소통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협의가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 부산과 경남, 창녕·의령이 함께 하는 모범적인 지역 상생 협력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30년 동안 꼬여 있던 실타래를 풀기 위한 첫 단추가 제대로 꿰어질지, 향후 진행될 주민 설명회와 후속 협의들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