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샷의 '키미 K3'에 흔들린 반도체 시장
2026년 7월 17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77%, S&P 500지수가 1.01%, 나스닥 종합지수가 1.40% 하락하며 3대 지수가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이번 하락의 결정적 계기는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이 공개한 신형 모델 '키미 K3'였습니다. 이 모델이 오픈AI나 앤트로픽의 상위 모델과 성능 격차를 크게 좁혔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국 AI 기업들의 수익성과 반도체 수요가 동시에 의심을 받게 됐습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달 22일 기록한 고점 대비 20% 넘게 빠지며 본격적인 약세장 구간에 진입했고, 나스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만 13.69% 폭락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엔비디아도 2.21% 밀리며 장중 1년 3개월 만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주는 등 빅테크 기업들의 약세가 뚜렷했습니다.
지정학 리스크가 불을 지핀 투자심리
반도체 매도세에 더해진 건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 확전입니다. 이란은 쿠웨이트의 발전소와 해수 담수화 시설을 공격하고, 카타르 내 알 우데히드 미군 공군기지를 기습 공격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됐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3주 새 최저치인 8척까지 줄었고, 8월물 WTI 원유는 4.48% 급등한 배럴당 82.49달러에 거래되며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여기에 개별 종목 악재까지 겹치면서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넷플릭스는 연간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7% 넘게 빠졌고, 알파벳은 제미나이 AI 모델 출시 지연 소식에, 스페이스X는 스타십 로켓 발사 중단으로 주가가 일제히 밀렸습니다.
건강한 조정 vs 거품 붕괴, 시각은 갈려
이번 조정의 성격에 대해 전문가들의 시각이 나뉩니다. 안젤로 쿠르카파스 에드워드존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번 변동성이 AI 투자 사이클의 붕괴가 아닌 성숙 단계로의 전환 과정이라고 봤습니다. 실제로 S&P 500 구성 종목 중 실적을 발표한 40곳 가운데 87%가 예상치를 웃도는 등 반도체 외 업종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폴 놀트 수석 시장전략가는 S&P 500 내 반도체 종목 비중이 과거 8%에서 20% 이상으로 부풀려진 점을 지적하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과거 1월 딥시크가 저비용 고효율 모델을 내놓았을 때와 유사한 충격이 다시 반복되는 형국인 만큼, 향후 AI 인프라 투자 속도와 기업들의 실제 수익 창출 여부가 시장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