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시작과 수사 개요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 합동수사단(합수단)이 8개월에 걸친 수사를 마무리하며 논란이 됐던 ‘세관 마약 의혹’에 대해 공식 결론을 내렸습니다. 백해룡 경정이 제기한 세관 직원 연루, 검찰 수사 은폐, 대통령실 외압 등 모든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겁니다. 의혹은 지난해 백해룡 경정(당시 서울 영등포서 형사과장)이 인천세관 마약 밀수 사건 수사 중 제기한 것으로, 세관 직원이 밀수에 가담했다는 주장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경찰과 관세청 지휘부의 외압, 검찰의 은폐 시도, 나아가 대통령실의 관여 가능성까지 논란이 확대되며 사회적 파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 주도로 검찰과 경찰이 합동 수사팀을 꾸렸고,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백해룡 경정 본인도 합수단에 합류해 수사에 참여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합수단은 세관 직원 7명을 비롯해 경찰과 관세청 고위직,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이원석 전 검찰총장 등 총 15명에 대한 의혹을 조사했습니다. 또한 백 경정이 추가로 입건한 세관 직원 4명에 대해서도 수사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무혐의로 드러난 의혹들
합수단의 수사 결과, 가장 핵심이었던 세관 직원의 마약 밀수 연루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수사팀은 밀수범들의 진술이 번복되고 허위임을 확인했으며, 세관 직원들의 근무 기록과 통신 내역에서도 연루 정황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밀수범들은 초기에는 세관 직원의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했으나, 나중에는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직원 7명에 대한 판단을 유지했고, 추가 입건된 4명에 대해서도 혐의가 없어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검찰의 수사 은폐 및 방해 의혹과 관련해서도 무혐의 결론이 났습니다. 백 경정이 주장한 검찰의 언론 브리핑 지연과 사건 이첩 지시는 당시 조직 개편 과정에서의 정상적인 업무 절차로 판단됐습니다. 대통령실의 외압 관여 의혹에 대해서도 합수단은 관련자들의 연락 내역을 철저히 분석했지만, 대통령실 관계자와의 어떤 접촉 기록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백 경정이 주장한 시점에는 해당 사건이 대통령실에 보고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겁니다.
지적받은 수사 방식과 향후 과제
의혹 자체가 무너지면서 오히려 합수단은 문제 제기자인 백해룡 경정의 수사 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수사팀은 백 경정이 ‘확증편향’에 빠져 자신의 주장에 맞는 진술만을 취합하고, 불리한 증거는 기록에서 누락하는 등 ‘답정너’식의 위법 수사를 진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현장 검증 기록을 부적절하게 편집하고, 수사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정황이 확인되어 이 같은 혐의사실은 경찰청에 징계 요청으로 통보됐습니다.
한편, 이번 수사에서 드러난 또 다른 성과는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의 규모였습니다. 합수단은 필로폰 등 마약 121.5kg을 밀수한 범죄 조직의 구성원 16명을 특정했으며, 이 중 6명을 기소하고 국내 유통책 2명을 추가로 검거했습니다. 해외로 도피한 나머지 8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신병 확보를 추진 중입니다. 다만, 2023년 마약 밀수 사건 당시 공범 수사를 미흡하게 처리한 혐의를 받는 부장검사 2명과 검사 2명에 대한 사건은 공수처로 이첩됐습니다. 8개월간의 파란만장한 수사는 종결됐지만, 허위 진술에 기반한 무분별한 의혹 제기가 국가 공권력과 사회에 끼친 부담에 대한 성찰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