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현실, 다시 소환된 자리
지난 10월 18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는 1만여 명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회와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가 함께 연 제44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 현장인데요. 1983년 시작돼 해마다 가을을 장식해 온 행사로, 올해 슬로건은 '평화를 향한 여정, 화합을 위한 광장'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한성숙 국무총리가 직접 나왔습니다. 통일부가 아닌 국무총리가 참석해 남북 대화를 입에 올렸다는 점에서, 정부가 이 메시지를 상당히 무게 있게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차근차근 다져나가겠다"
한 총리의 축사는 담담했지만 방향은 분명했습니다. 그는 "남북 간 대화의 문이 열리고 다시 평화와 공동의 번영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평화공존의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는데요. 당장의 성과를 약속하기보다 조건을 쌓아가겠다는 표현입니다.
이어 분단은 여전히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고, 실향과 이산의 아픔도 현재진행형이라고 짚었습니다.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적대와 대결이 아닌 대화와 협력이었죠. 정부의 노력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예우와 남은 숙제
행사는 기념일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유공자 5명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이 수여됐고, 이북도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통일 글짓기·그림그리기 대회도 함께 열렸습니다. 세대를 넘겨 통일 인식을 이어가겠다는 취지입니다.
한 총리는 이북도민 1세대를 두고 "전쟁의 참화를 딛고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궈낸 현대사의 주역"이라며 존경과 감사를 전했습니다. 다만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구체적인 접촉이나 후속 조치가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말로 그친 구호가 되지 않으려면 실질적인 창구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