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가 매매가를 앞지른 수도권
올해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평균 4.30% 올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0.50%와 비교하면 8배 이상 확대된 수치인데요. 매매가격 상승률 4.06%까지 넘어서면서 4월부터 5개월 연속 전세가가 매매가를 앞지르는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경기와 인천은 아예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아졌습니다. 경기는 전세 3.83%로 매매 3.39%를 웃돌았고, 인천은 전세 2.11%가 매매 0.12%를 크게 벌렸죠. 서울은 전세 5.91%가 매매 6.68%보다 낮았지만, 전세 시장 위축이 비자발적 매수를 자극하면서 매매가 상승을 밀어 올리는 구조입니다.
매물이 사라진 배경
배경에는 규제가 있습니다. 2023년 대책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임대주택을 팔아버렸습니다. 임대인이 떠난 자리만큼 전세 매물이 줄고 임차 수요는 몰리면서 가격이 밀려 올라간 겁니다.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수도권 전세 매물은 3만5483건으로 1년 전 4만8938건에서 27.5% 급감했습니다. 경기 -42.0%, 인천 -35.2%, 서울 -13.4% 순으로 감소 폭이 컸습니다. 공급 부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재건축 이주 물량이라는 변수
여기에 이주 수요까지 겹칩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에서만 약 3만 가구가 이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4424가구, 개포주공 6·7단지 1960가구, 북아현2구역 2862가구 등이 대표적입니다.
재건축은 단계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시점이 달라집니다. 최근 5년간 준공된 사업을 보면 정비구역 지정부터 준공까지 평균 18.5년이 걸렸고, 관리처분 이후 이주 구간이 가장 길었습니다. 신속통합기획 2.0은 이를 약 12년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이지만, 공사비 증액과 설계변경, 조합 내 갈등 같은 변수는 여전합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이 인접 지역 소형 아파트 가격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봤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대규모 이주 수요가 전세와 매매 시장을 동시에 자극해 주거비 부담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고요. 결국 실수요자에게 중요한 건 재건축 여부가 아니라, 원하는 시점에 입주할 수 있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