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데뷔와 이어진 극심한 변동성
SK하이닉스가 지난 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미국예탁증서(ADR)를 상장하며 역대 최대 규모인 약 40조 원을 조달했습니다. 화려한 상장 행사에 힘입어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12% 넘게 급등했는데요. 하지만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사흘 만에 국내 본주는 15% 이상 폭락하며 장중 160만 원대까지 밀려났고, 170만 원 선마저 붕괴되었습니다. 뉴욕 시장의 ADR 역시 9% 넘게 하락하며 공모가 수준으로 되돌아갔죠.
이번 하락은 단순한 조정을 넘어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상장 기대감이 빠르게 식으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국내 본주와 ADR 간 가격 괴리율이 19%까지 벌어지는 등 시장의 불안정성이 한꺼번에 표면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코스피 지수마저 5%대 급락하며 6400선이 무너지는 등 파장이 전반 시장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주가를 요동친 복합적 압박 요인
이번 급락의 눈에 띄는 특징은 레버리지 ETF가 낙폭을 키웠다는 점입니다. 국내에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주가 하락 시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계적으로 매도 물량을 늘렸고, 이로 인해 장중 거래대금의 25%가 ETF 리밸런싱 수요로 집계될 정도였습니다. 미국에서도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가 출시되면서 단기 매매 수요가 커지고 주가 왜곡 현상이 심화되었죠.
여기에 외국 증권사들이 반도체주 대신 빅테크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라는 조언을 내놓은 것도 불안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더욱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시장 기대를 밑돌 것으로 나오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가 구체화되었는데요. 일부 증권사는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를 각각 9%와 11% 하향 조정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조정이 기업의 펀더멘털을 완전히 뒤집은 것은 아니며, 단기적인 기대치 과잉을 걷어내는 과정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습니다.
엇갈린 시선 속 향후 변수는
반등의 신호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 의견 비중확대를 개시하며 목표주가를 330달러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2028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국 내 전공정 생산 계획이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소식에 ADR은 10%대 급등하며 변동성이 재차 커졌죠.
현대차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도 장기 계약을 통한 실적 가시성 확보와 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고대역폭메모리 가격 상승 속도가 완만해지면서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29일로 예정된 보통주 신주 상장 이후 ADR과 본주 간 상호 전환에 따른 수급 변화가 중요한 관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지속 여부와 2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