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적자 84조 원대, 3년 만에 최저 수준
2026년 상반기 나라살림 적자가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8월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84조 4천억 원으로 집계되었는데요. 이는 전년 동기보다 9조 9천억 원 줄어든 수치이자, 2023년 이후 가장 작은 적자 규모입니다.
통합재정수지 역시 43조 9천억 원 적자를 기록하며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적자 폭을 보였습니다.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3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것은 분명 고무적인 신호입니다. 다만 이것이 곧 재정 건전성이 완전히 회복되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지출은 여전히 늘고 있고, 나랏빚의 증가세도 멈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수 호조 이면의 경기민감 의존
적자 폭이 줄어든 건 세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상반기 총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61조 3천억 원 증가한 381조 9천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특히 국세수입이 33조 원 늘어난 223조 원을 거뒀고, 세수 진도율도 53.7%까지 올랐습니다.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가 10조 4천억 원, 증권거래세가 5조 2천억 원, 법인세가 4조 3천억 원, 부가가치세가 4조 9천억 원 각각 증가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상여금 확대와 부동산 거래 증가, 그리고 증시 활황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문제는 이런 세수 증가가 대부분 경기 민감 세목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기가 꺾이면 세수도 함께 급감할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당연히 일시적인 호황에 따른 반짝 개선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나랏빚 1,338조 원, 발행 속도는 여전히 빨라
수입은 늘었지만 지출도 함께 늘었습니다. 총지출은 전년보다 36조 6천억 원 증가한 425조 8천억 원으로 집계되었는데요.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이 주요 지출 항목으로 잡혔습니다. 세수가 늘면 자동으로 연동되는 지출 항목도 적지 않아서, 근본적인 재정 구조 개선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나랏빚 규모입니다. 6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338조 5천억 원으로 전월보다 6조 8천억 원 감소했지만, 이는 국고채 상환 시점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가깝습니다. 전년 말보다는 70조 원 넘게 늘어난 상태이고, 국민 1인당 나랏빚은 2,583만 원에 달합니다. 특히 국고채 발행량은 벌써 연간 한도의 63.1%를 소진했는데, 이는 하반기 추가 발행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뜻입니다. 정부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47.0%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하반기 경기 흐름과 세수 변동에 따라 실제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