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찾아온 뼈아픈 기록
2026년 8월 15일, 제81주년 광복절이었습니다.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는 한국과 일본 남자 농구 대표팀의 평가전이 펼쳐졌는데요. 경기 결과는 68-88, 한국의 20점 차 완패였습니다. 이는 대한민국농구협회 집계 기준 역대 한일전 최다 격차 패배로, 1962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이후 64년 만에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다시 쓰인 겁니다.
이번 평가전은 다음 달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7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대비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꼈는데요. 에이스 이현중은 NBA 구단 미니캠프 초청으로 자리를 비웠고, 송교창은 부상, 최준용은 해외 리그 도전으로 빠졌습니다. 여기에 KBL MVP 이정현마저 컨디션 난조로 출전하지 못하며 전력 누수가 극에 달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NBA LA 클리퍼스의 하치무라 루이와 시카고 불스 출신 가와무라 유키, 귀화 선수 조시 호킨슨까지 가세하며 최정예 전력을 구성했습니다. 사실 양 팀의 선수 구성만 봐도 경기 전부터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던 건 사실입니다.
전력 차이를 드러낸 경기 운영
경기는 시작과 동시에 일본의 페이스로 흘렀습니다. 점프볼 이후 한국은 0-11로 끌려갔고, 경기 시작 4분여 만에 이우석의 자유투로 겨우 첫 득점을 올렸습니다. 1쿼터를 15-18로 버텼지만, 2쿼터 들어 하치무라와 도미나가 게이세이의 연속 득점에 무너지며 전반을 27-46으로 마쳤습니다.
3쿼터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에디 다니엘이 개인 반칙 4개로 퇴장당하자 점수 차가 30점 이상으로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이우석이 14점 5리바운드로 분전하고, 강성욱이 12점 6어시스트, 유기상이 11점을 보탰지만 팀의 패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4쿼터에 점수 차를 20점까지 좁혔지만, 이미 경기의 흐름은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일본은 하치무라 루이가 22점으로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조시 호킨슨이 18점 14리바운드를 올리며 내외곽을 장악했습니다. 특히 일본이 3쿼터 후반부터 주전들을 대거 교체하며 여유를 보인 것은 양 팀의 전력 격차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아시안게임을 앞둔 숙제가 커졌다
이번 패배는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 체제의 부진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데뷔 후 5경기에서 1승 4패를 기록 중인 가운데, 전술 부재와 조직력 미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여자 대표팀이 2연패를 당한 데 이어 남자 팀까지 무너지며 이번 일본 원정 평가전은 3경기 연속 패배라는 쓴 잔을 남겼습니다.
물론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완전체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한국과 일본은 같은 조에 편성되어 있어 이번 결과는 단순한 평가전을 넘어선 의미를 갖습니다. 16일 열리는 2차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마줄스호의 방향성이 평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 선수들의 조속한 복귀와 감독의 전술 정립 없이는 아시안게임 무대에서도 비슷한 고충을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