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드러난 고가 선물의 내막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1억 원이 넘는 고가 귀금속을 제공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이 회장에 따르면, 2022년 3월부터 5월까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티파니앤코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 등 세 차례에 걸쳐 선물을 건넸습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 직후였는데요, 김 여사가 목걸이를 받은 자리에서 “서희건설을 도와줄 수 있느냐”고 먼저 물었다는 게 이 회장의 진술입니다. 이에 그는 사위 박성근 변호사(당시 국무총리 비서실장 내정자)가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며 좋은 자리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2023년 7월, 김 여사는 명품 착용 논란이 불거지자 목걸이와 브로치를 돌려주며 “빌려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귀걸이는 여전히 돌려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김 여사 측은 귀걸이에 대해 “분실했다”거나 “현금으로 배상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이 회장은 처음부터 선물로 건넨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보험’이었는가, ‘대가’를 위한 것인가
이봉관 회장이 법정에서 반복해 설명한 키워드는 ‘보험’입니다. 그는 서희건설이 과거 ‘친문 기업’으로 알려져 어려움을 겪자, 차기 정부와의 관계를 미리 쌓아두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김 여사와의 친분은 사업상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통로, 즉 보험과 같은 의미였다는 거죠. 이를 위해 함성득 경기대 교수를 통해 2021년 11월 첫 만남을 주선했고, 성경 이야기를 나누며 친분을 다지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하지만 이 ‘보험’ 설명은 검찰의 수사 방향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특검은 이 회장이 향후 세무조사나 사업상 어려움에 대비해 금품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사위의 인사 청탁이라는 명확한 대가를 바랐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회장은 “김 여사가 사위의 임명에 힘을 써줬다고 생각한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선물의 성격을 둘러싼 해석의 차이가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맞서는 진술과 향후 파장
법정에서는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봉관 회장은 김 여사가 직접 도움을 요청했고, 자신은 그에 따라 사위 일을 부탁했다고 진술합니다. 반면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그 어떠한 청탁도 들어준 적이 없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박성근 씨가 검사가 아닌 행정부 공직에 임명된 점을 들어,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원하는 자리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죠.
이번 재판은 단순한 금품 수수 문제를 넘어, 권력과 기업 간의 관계 설정 방식에 대한 논란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봉관 회장은 모든 혐의를 인정한 상태로, 특검으로부터 징역 1년을 구형받았습니다. 재판부가 그의 ‘보험’ 설명을 어떻게 평가할지, 또 김 여사의 역할에 대해 어떤 사실 관계를 인정할지에 따라 판결 뿐 아니라 정치적 파장도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법정 증언이 공개되면서 논란의 핵심은 ‘선물의 의도’에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