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부의 분배, 새로운 메커니즘을 논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AI와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창출되는 초과 이익의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하기 위한 새로운 분배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기본소득 도입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이 유용한 정책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해외 언론을 통해 전해지며 관심을 모았습니다.
당연히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반도체 대장주들이 이끄는 코스피 지수가 8,000선을 회복하는 등 증시는 활기를 띠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나온 초과이익 분배론은 일부에서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습니다. 청와대는 이것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특정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AI 대전환 시대에 자본주의 시장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직면하게 될 원론적 과제를 논한 것이라고 신속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사실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너무 앞서나갈 경우 기업들의 해외 유출이나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 있으니, 전 세계적 의제가 되기 전까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었죠.
초과세수를 둘러싼 정부 내부의 시선
최근 반도체 초호황으로 막대한 초과 세수가 발생하면서 정부 내부에서도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국부펀드 조성을, 기획예산처는 저출생 대응 등을 위한 미래대응기금 마련을 주장하며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각 부처의 구상이 모두 나름의 타당성을 갖고 있지만, 초과 세수는 특정 부처의 예산이 아닌 국가 전체의 자산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재원의 활용과 관련해 농어촌 기본소득의 영구 도입과 금액 상향 필요성도 제기했습니다. 특히 농어촌특별세 초과 세수를 기반 시설 확충 대신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면 지역 소멸 방지와 국토 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구상을 내놓았는데요. 이는 귀농 촉진과 수도권 집중 완화라는 일석다조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발언의 그늘, 사법 리스크와 외교 현안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경제 이슈와 함께 안보 및 외교 상황에 대한 견해도 밝혔습니다. 미국과는 GDP의 3.5% 수준까지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협의했으며, 자체 핵무장은 비현실적이라고 선을 긋는 대신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한 한미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특한 성격이 북미 대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는 대장동 및 대북송금 사건 등 5건의 재판이 퇴임 후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통령 역시 이러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인정하며, 한국 역대 대통령들이 겪어온 탄핵과 투옥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AI가 가져올 부의 배분이라는 미래 과제를 논하는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피하지 않은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