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타헤르의 대폭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알리 타헤르 언덕에 위치한 헤즈볼라의 핵심 지하 요새를 대규모 폭파 작전으로 완전히 파괴했습니다. 이번 작전에는 1,100톤이 넘는 폭약이 투입되었고, 총길이 5.4km에 달하는 8개 터널로 구성된 거대한 지하망이 무너졌는데요. 서방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하 펜타곤'으로 불렸던 이 시설은 헤즈볼라의 최후 방어선이자 전략 심장부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번 폭파를 끝으로 레바논 남부의 안전지대 구축을 완료했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20년에 걸친 요새와 정치적 의미
파괴된 지하 요새는 이란의 자금과 기술 지원을 받아 약 20년 동안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발 600m 언덕 아래 암반을 800m 깊이까지 파고든 이 시설은 독립적인 전력과 상하수도, 통신망은 물론 수술실을 갖춘 야전 병원까지 완비되어 있었습니다. 헤즈볼라 남부 주력 부대인 바드르 사단의 작전 통제소였으며, 내부 수직 갱도에서 미사일과 드론을 직접 발사할 수 있는 핵심 전략 자산이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소탕 과정에서 이란산 로켓과 미사일, 드론, 수백 발의 지뢰 등 대량 무기를 압수했고요.
당연히 이번 작전은 단순한 군사적 성과를 넘어 정치적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이 공동 성명을 낼 정도로 이스라엘은 이를 중요한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다음 달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국내 안보 리더십을 과시할 수 있는 주요 카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미국 주도의 협상 국면에서 다소 소외되었던 이스라엘이 군사력으로 존재감을 다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란 보복 가능성과 외교의 틈새
문제는 폭파된 터널 안에 헤즈볼라 전투원과 함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소속 고문단 장교 수십 명이 갇혀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란이 자국 장교들의 피해를 명분으로 이스라엘과 미국을 겨냥한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앞서 해당 시설을 공격할 경우 보복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미국의 중재로 다음 주 로마에서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을 개최할 계획입니다. 회담은 9월 15일 또는 16일에 시작될 예정인데, 미국은 레바논 전역에서의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협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란의 다음 행보가 중동 정세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