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는 안 쓴다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둘러싼 군사 옵션을 놓고 연일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는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 이란에 핵무기를 쓰지 않겠다, 지상군도 투입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11월 3일 중간선거 전에는 어떤 경우에도 공격하지 않겠다면서도 해상 봉쇄는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미 국방부는 이란 핵·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새 작전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 언론은 초대형 비핵폭탄 MOAB, 이른바 '모든 폭탄의 어머니'가 옵션에 포함됐다고 보도했죠. 핵무기는 빼되, 재래식 최강 폭탄은 카드로 남겨둔 셈입니다.
봉쇄·공습·지상전, 각각의 셈법
먼저 해상 봉쇄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LNG 공급의 약 20%가 지나는 길목인데요.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로 선박을 위협하고 미국이 고가 방어체계로 맞서는 구조라 비용 부담이 한쪽으로 쏠립니다. 지난 14일에는 이 해협에서 컨테이너선이 침몰했고,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하며 긴장을 끌어올렸습니다.
공습 재개는 재고 문제가 발목을 잡습니다. 미국은 이란에 이미 1000발이 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를 다시 채우는 데 수년이 걸린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상 작전은 원유 수출 대부분을 처리하는 하르그섬 점령안이 거론되지만, 전면 침공까지 가기엔 부담이 큽니다.
지하 깊은 곳엔 역부족
MOAB의 실효성도 논란입니다. 무게 3만 파운드에 달하는 이 폭탄은 201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실전에 쓰인 전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화강암 암반 아래 깊숙이 자리한 이란의 지하 핵시설, 특히 쿠헤 콜랑 거점을 직접 파괴하기엔 구조적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군 내부에서도 깊은 지하를 관통하도록 설계된 탄두가 아니라는 말이 나옵니다. 결국 이번 검토는 강력한 화력으로 압박을 과시한 뒤 성과를 정리해 발을 빼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입니다. 문제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중간선거 부담이 커진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시점을 선거 뒤로 미룬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