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악’ 발언 촉발된 설전
이재명 대통령이 설 연휴 기간 내내 SNS를 통해 다주택자 규제 강화 의지를 반복해 표명하면서, 정치권은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습니다. 특히 대통령이 “사회악은 다주택을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고 발언한 것이 논쟁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이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다주택자를 사회악으로 규정한다’고 비판한 데 대한 맞받아침이었는데요, 이후 여야는 설 연휴 마지막 날까지 서로를 향해 날선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대통령은 부모님 거주 시골집이나 소멸 위기 지역의 세컨하우스 등은 예외로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의 공격 목표는 투기 목적의 다주택 보유와 이를 가능하게 한 제도적 특혜에 맞춰져 있었죠. 반면 장동혁 대표는 노모가 거주하는 보령시 단독주택 사진을 공개하며 대통령의 발언이 노모의 일상에 불안을 준다고 맞섰고, 이 대통령이 재건축 호재로 큰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분당 아파트를 보유한 점을 지적하며 공세를 펼쳤습니다.
정책 대신 상호 비난에 몰두한 여야
이번 설전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 두드러졌습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SNS 활동을 두고 “국민을 겁박하는 부동산 독재”라며 “국민의 일상을 어지럽힌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맞서 장동혁 대표가 서울, 보령, 진주, 안양 등지에 여러 채의 주택을 소유한 사실을 계속 꼬집었습니다. 결국 논의는 다주택 문제의 본질적 해법에서 벗어나, 서로의 주택 보유 현황을 두고 ‘내로남불’을 주장하는 지엽적 공방으로 흘러갔습니다.
개혁신당은 이 같은 여야의 논쟁을 “공허한 부동산 설전”이라며 양측을 모두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 외부에서는 정책을 놓고 설득하는 모습보다는 정치적 선동과 감정적 대립에 치우친 모습이 아쉽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 모두 SNS라는 공개 장에서 감정적인 언어를 교환하며 논점을 흐리는 모습을 보인 셈이죠.
논쟁 뒤엔 실질적 규제 움직임
그러나 뜨거운 말잔치 뒤에는 실질적인 정책 움직임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설 연휴 직후인 내일, 전 금융권 점검 회의를 열어 임대사업자 등 다주택자 대출 규제책을 본격 검토할 예정입니다. 약 14조 원에 달하는 임대사업자 대출의 만기 연장 시, 기존에는 비교적 느슨했던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이 핵심 검토 대상입니다. 특히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을 만기 연장 시에도 재적용해, 이자 감당 능력이 부족한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을 어렵게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가 아닌 투자 목적의 비거주 보유자에 대한 금융·세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등록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 유예 종료나, 갭투자 목적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논의되고 있죠.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가 단순한 정치적 발화를 넘어, 금융·세제 분야의 구체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과거의 부동산 정책이 규제 강화만으로는 투기 심리를 꺾지 못한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