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에 이어 하늘길까지
이란의 대외 연결망이 빠르게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란 마한항공은 지난 16일 여행사들에 오만 노선은 17일부터, 튀르키예 노선은 21일부터 운항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는데요. 항공사 측은 양국 항공당국의 결정에 따른 조치라고만 설명했고, 미국 제재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배경에는 미국의 압박이 자리합니다. 미 재무부는 이란 항공사 27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하고, 미국산 부품과 기술이 항공기 가치의 10% 이상 들어간 외국산 항공기도 제재 대상으로 묶었습니다. 외국 항공사가 이란에 취항하려면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이란으로 향하는 국제선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바다가 막히자 육로로
문제는 바닷길도 이미 봉쇄됐다는 점입니다. 이란은 연간 1억 8,000만 톤 물동량 가운데 80% 이상을 걸프 해역 운송에 의존해 왔는데,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 경로가 사실상 막혔습니다. 비석유 수출은 28% 줄었고, 정부는 연료 가격을 올렸습니다.
대안으로 떠오른 건 육상 운송입니다. 튀르키예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인접국을 잇는 13개 철도 노선을 풀가동하고, 카스피해 항만 물류도 확대하고 있는데요. 튀르키예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는 수입량은 최근 5개월 새 250% 급증해 하루 500여 대의 트럭이 오갑니다. 다만 4차선 도로에 7km에 달하는 트럭 대열이 늘어서고, 운전자들이 24일씩 대기하는 병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커지는 생활 부담
비용 문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육상 운송비는 해상보다 훨씬 비싸서, 대중국 무역을 육로로 돌리면 연간 25조 원 규모의 추가 물류비가 발생한다는 추산도 나옵니다. 국경에서 지체된 물품이 손상되고 물류비가 치솟으면서 이란의 물가 상승률은 90%에 육박합니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한 주부는 항공 제재가 일상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비참한 처지라고 토로했고, 한 회계사는 항공 여행 자체가 소수라 다른 생계 문제보다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봤습니다. 미국은 튀르키예 물류기업에도 2차 제재를 가했고, 튀르키예가 언제든 육상 통로를 닫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결국 걸프 해역 경로를 되살리는 것이 이란 경제 안정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