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자 과로사 은폐 의혹 속 '미국식 대응'에 여론 냉각

한K연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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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 전 수정 · 2025년 12월 19일 오전 12:16

발행: 2025년 12월 18일 오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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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의장의 국회 청문회 불출석과 '미국식 대응'이 논란을 키웠다. 그는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자 과로사 은폐 의혹에서 조직적 개입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유족은 5년간의 고통을 호소했고, 국회와 정부는 연석 청문회 및 범부처 대응팀 구성 등 강력 대응에 나섰으나, 실효성 있는 제재와 쿠팡의 진정한 사과는 요원한 상황이다.

청문회 불출석과 '영어 듣기평가'

쿠팡의 김범석 의장이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하면서 본격적인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3370만 명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책임을 묻는 자리에, 그는 '글로벌 CEO 일정'을 이유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나선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는 영어로만 답변했고, 질의는 실시간 통역을 거쳐 진행됐죠. 이 모습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대한민국 국회 역사에 깊은 수치로 남을 장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더욱 문제가 된 건 로저스 대표의 태도였습니다. 의원이 그의 연락처를 묻자 “개인정보라 말할 수 없다”고 답했는데, 수천만 명의 고객 정보를 유출한 기업 대표의 발언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당연히 여야를 막론하고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의장의 불출석이 뻔뻔하다고 지적하며, 4개 상임위원회가 함께하는 연석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청문회는 개인정보 유출뿐만 아니라 산재 은폐, 퇴직금 미지급 등 다양한 의혹을 총망라해 파헤치겠다는 계획입니다. 국회는 결국 김범석 의장을 고발하기로 의결했지만, 외국인인 그에게 실효성 있는 제재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엔 '사소한 사고', 한국엔 '묵비권'

논란은 청문회 장을 넘어 쿠팡의 이중적인 태도로 이어집니다. 로저스 대표는 청문회에서 “이번 유출은 미국에서는 프라이버시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는 ‘중대한 사이버 보안사고’ 보고서를 제출한 상태였죠. 보고서에는 약 330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명시했지만, 사업 운영에는 큰 차질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모순된 행보는 미국의 집단 소송에 대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미국 현지 로펌들은 이미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전담팀을 구성해 대응에 나섰습니다. 공정위는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 여부도 검토 중인데요. 다만, 쿠팡과 같은 대형 플랫폼의 영업정지는 수많은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파장이 클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쿠팡의 ‘미국식’ 논리 중심 대응은 ‘땅콩 회항’ 사태의 조현아 전 부사장이나 스타벅스의 발암물질 논란 때와 유사하게, 오히려 한국 소비자들의 반감만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직적 은폐와 유족의 5년

개인정보 유출 논란만큼이나 심각한 건 노동자 과로사 은폐 의혹입니다.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과로사한 장덕진 씨의 사건에서, 김범석 의장이 “열심히 일했다는 메모를 남기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정황이 메신저 대화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당시 정보보호최고책임자(CPO)에게 한 지시로, CCTV 영상 분석 시 회사에 유리한 부분만 부각하라는 내용이었죠. 유족인 박미숙 씨는 “5년째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며 쿠팡의 은폐를 규탄했습니다. 쿠팡은 사고 당시 산재 입증에 필요한 CCTV 영상을 ‘영업비밀’을 이유로 제공하지 않았고, 유족이 영상을 제대로 확인한 건 사망 4년이 지난 소송 과정에서였습니다.

이러한 은폐 시도는 시스템적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쿠팡에는 ‘산재 대응 매뉴얼’이 존재해 유족과의 우호적 채널 확보, 언론 및 노조 동향 파악,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 차단 등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다른 사망 사고에서는 1억 5000만 원의 합의금을 제시하며 산재 신청을 막으려 한 정황도 제기됐죠. 서비스연맹 법률원의 조혜진 변호사는 김범석 의장의 발언 자체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해당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모든 논란의 중심에 선 김범석 의장의 직접적인 해명과 사과가 없이는, 쿠팡이 한국 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