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추락하고 원전 멈춘 유럽의 불타는 여름

머K연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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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3일 오후 3:46

발행: 2026년 8월 3일 오후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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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그리스 아테네 서쪽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일주일째 지속되며 12,000헥타르 이상의 산림이 소실되었습니다. 산불 진화 중이던 소방 헬기 2대가 공중 충돌해 승무원 2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 전역에서도 대형 산불과 폭염으로 피해가 확산되었으며, 헝가리에서는 다뉴브강 가뭄으로 원전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 위험이 급증하면서 항공 진화 체계와 안전 기준의 전면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헬기가 떨어진 그리스의 불타는 협곡

8월 2일, 그리스 아테네 서쪽 프사타 협곡 상공에서 산불 진화 중이던 헬리콥터 두 대가 공중에서 충돌했습니다. 이 사고로 덴마크 국적 조종사와 그리스 소방 연락관 등 2명이 사망했고, 비상착륙에 성공한 다른 기체의 영국인 조종사 등 2명은 가까스로 구조되었습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시속 100km에 달하는 강풍이 불고 있었는데요, 악천후 속에서 저공비행을 하던 기체들이 조종력을 잃으면서 비극이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번 헬기 사고는 그리스가 겪고 있는 산불 재난의 일부입니다. 지난 7월 29일부터 크레타섬과 펠로폰네소스, 아테네 서쪽 비오티아 지역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불길이 타올랐습니다. 특히 시속 130km에 이르는 돌풍을 타고 번진 불길은 아테네 인근 베니자 마을을 집어삼켜 주택 200여 채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현재까지 12,000헥타르가 넘는 산림과 농경지가 소실되었고, 소방관 5명이 목숨을 잃는 등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유럽 전역을 집어삼킨 폭염과 가뭄

그리스의 상황이 유독 심각하지만, 이번 여름 재난은 유럽 전역의 문제입니다. 프랑스 지롱드에서는 7월 22일부터 시작된 산불로 420㎢가 불탔고, 스페인과 프랑스를 합쳐 3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튀르키예 서부에서도 산불이 잇따라 주민 800명이 긴급 대피했는데요, 유럽 곳곳에서 관측 이래 최악의 피해가 기록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폭염과 가뭄의 영향은 산불만큼이나 광범위합니다. 유럽 최대 하천인 다뉴브강의 수위가 역대 최저로 떨어지면서 강바닥이 드러났는데요, 헝가리에서는 강물을 냉각수로 쓰던 팍스 원자력발전소가 1982년 가동 이후 44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 가동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습니다. 세르비아에서는 강물이 빠지면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했던 나치 군함 잔해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페테르 마자르 헝가리 총리는 이번 주가 가장 위태로운 시기가 될 것이라며 최고 기온 40도에 대한 경고를 내놓았습니다.

반복되는 재난, 바뀌어야 할 항공 진화 체계

이번 헬기 추락 사고는 단순한 기계적 사고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그리스 당국은 사고 기종인 벨 214ST 헬기의 비행을 전면 중단했으며, 비행기록과 공중지휘 절차, 정비 상태 등을 정밀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의 규모와 빈도가 급증하면서 항공 진화 자원의 피로도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입니다.

세계기상원인규명(WWA)에 따르면, 지난 26년간의 지구 온난화로 스페인의 대형 산불 위험은 20배, 프랑스는 2배 높아졌습니다. 이제는 항공기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시간 공역 통제와 조종사 교대 체계, 국가 간 자원 배분 등 안전 기준의 전반적인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역시 자연의 힘이 인간의 모든 계획을 압도하는 힘든 시기라고 밝혔는데요, 이 말은 이제 자연재난에 대응하는 방식 자체를 새로 고민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