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역사와 생계가 걸린 골목상권
정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해 대전 자운대에 국군사관학교를 신설하겠다고 밝히면서 진해 해군사관학교 이전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1946년 해군 창설 이래 80년 동안 진해에 뿌리를 내려온 해군사관학교가 한순간에 옮겨갈 수 있다는 소식에 지역사회의 반발은 거세고 빠릅니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이번 결정이 단순한 시설 이전이 아니라 생계를 위협하는 사형선고와 같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진해구 소상공인연합회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해군사관학교가 단순한 군 교육기관이 아니라 진해의 역사이자 경제를 지탱해온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졸업식과 군항제, 생도들의 외출과 면회객 발길이 침체된 원도심 골목상권이 숨 쉴 수 있게 해준 유일한 동력이었다는 겁니다.
유동인구가 사라지면 남는 것은 폐업뿐
현재 진해 원도심 상권은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로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입니다. 충의동과 중원로터리, 경화동 등지의 골목상권은 생도 600여 명과 교직원, 수만 명에 달하는 연간 면회객 유동인구에 의지해 겨우 버티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들이 하루아침에 빠져나간다면 위태로운 상권은 완전히 궤멸할 수밖에 없다는 게 지역 상인들의 일치된 우려입니다.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주민 의견 수렴이나 상생 대책 없이 갑작스럽게 이전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당장 생도와 임직원, 면회객이 사라지면 골목상권은 폐업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지역 경제 전반의 붕괴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단순히 학교가 옮겨가는 문제가 아니라 80년 동안 쌓인 지역 정체성과 수많은 자영업자의 생존권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는 셈입니다.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정치권과 남은 과제
이러한 지역의 반발은 정치권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병주 의원은 사관학교 통합 추진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고, 이로 인해 추진 방식이 갑작스럽게 비춰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책의 취지가 무엇이든 간에 지역사회와의 충분한 협의가 선행되지 않으면 큰 갈등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세부 추진 계획이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진해 지역은 실질적인 상생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방 개혁의 필요성과 지역 상권의 생존권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일이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할지, 그리고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