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부터 달라지는 공기
21일 전국 곳곳에 가을비가 내린 뒤 낮부터 북서쪽의 찬 공기가 밀려오면서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서울의 낮 기온은 16도 안팎에 머물겠고, 전날과 비교하면 510도가량 낮아질 전망인데요. 비는 대부분 5mm 미만으로 짧게 그치겠지만 제주도는 520mm, 남부 일부는 5~40mm의 비가 예상됩니다.
문제는 비가 그친 뒤 불어오는 바람입니다. 전국적으로 순간풍속이 시속 55km를 넘고, 서해안과 제주, 강원 산지, 동해안에서는 시속 70~90km에 이를 수 있습니다. 강풍특보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더 낮아질 수밖에 없고, 해상에서는 5m 이상의 높은 물결이 일 전망입니다. 22일 아침 서울은 5도까지 떨어져 올가을 가장 서늘한 날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경기와 강원 북부 산지 등 내륙 일부는 영하권으로 내려가 서리와 얼음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농가와 바다에 드리운 그림자
급격한 기온 하락은 일상생활뿐 아니라 농가에도 부담입니다. 수확을 앞둔 토마토 농장에서는 비닐하우스 내부를 15도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보온 커튼을 펼치고 온풍기를 가동하는 등 대비에 나섰습니다. 짧은 추위라도 작물의 생육과 착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현장의 긴장감이 높은 상황입니다.
바다 쪽 변화도 만만치 않습니다. 해수온 상승으로 부산 인근에서 난류성 어종인 흑상어가 발견되는 등 생태계 교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식장에서는 폐사율 상승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올해는 동태평양 해수온이 평년보다 크게 높은 엘니뇨의 영향을 받았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해지면서 10월에도 서울 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이상 고온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가을 날씨의 변동성이 커진 배경에는 이 같은 기후 요인이 자리하고 있는 겁니다.
남은 변수는 태풍과 가뭄
현재 중심기압 908hPa의 슈퍼태풍 '참피'가 북상하고 있습니다. 반경이 약 500km로 매우 넓지만, 한반도 상공을 찬 공기가 덮고 있어 직접 상륙 가능성은 낮은 편입니다. 다만 제주와 남해안은 영향권에 들 수 있어 해안가와 항해 안전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뭄도 함께 살펴볼 대목입니다. 여름철 태풍이 없었던 탓에 댐 저수율은 여전히 낮은 상태이고, 최근 비가 가을배추 농사에는 도움을 줬지만 부족분을 모두 메우기는 어렵다는 관측입니다. 이번 추위는 금요일 낮부터 차츰 누그러질 전망입니다. 다만 주말과 다음 주 월요일에는 충청 이남으로 비가 확대될 수 있어, 기온 변화와 강수 상황을 함께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