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기선 회장 필리핀 방문, 방산 협력부터 역사적 유대까지 '가교 역할' 강조

연서조연
4개의 관련 기사

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5일 오후 2:48

발행: 2026년 3월 5일 오후 2:48

요약 생성중...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필리핀을 방문해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 헌화, 경제 포럼 참석, 현지 조선소 시찰 등 다각적 활동을 펼쳤다. 그는 HD현대가 단순 사업을 넘어 한-필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으며, 필리핀 해군에 12척의 함정을 공급하고 군수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방산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 성과를 부각시켰다.

전통적 우호를 현대적 협력으로

HD현대의 정기선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며 현지에서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의 일정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뉘었는데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 헌화를 통한 역사적 유대 확인,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 참석을 통한 경제 협력 논의, 그리고 현지 법인인 HD현대필리핀조선의 시찰이 그것입니다. 특히 이번 방문은 단순한 형식 이상으로, 조선과 방산을 중심으로 한 양국 협력의 구체적인 현주소와 미래를 점검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필리핀은 한국전쟁 당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전투 부대를 파병한 우방국입니다. 정 회장이 국립 영웅묘지의 참전 기념비에 헌화한 것은 70여 년 전의 그 희생을 기억하며, 오늘날의 협력 관계가 단순한 이해관계를 넘어선 깊은 신뢰 위에 세워져야 함을 상기시키는 의미 있는 행보였습니다.

조선소 재가동과 해군 현대화, 실질적 성과 주목

경제 협력의 실질적인 핵심은 HD현대필리핀조선의 활동입니다. 수빅만에 위치한 이 조선소는 약 5억 5천만 달러의 투자를 통해 재정비를 마치고, 지난해 9월 강재절단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정 회장은 이곳을 직접 방문해 야드와 직원 기숙사 신축 현장을 살피며 현지 근무자들을 격려했습니다. 조선소의 안정적 운영은 필리핀의 산업 인프라 강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뿐만 아니라, 향후 HD현대의 동남아시아 생산 거점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욱 눈에 띄는 분야는 방산 협력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2016년 이후 필리핀 해군으로부터 총 12척의 함정을 수주하며 현대화 사업의 주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2022년에는 현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해 함정의 유지·보수·정비 업무까지 전담하고 있습니다. 최근 원해경비함 ‘라자 술라이만’함을 예정보다 앞당겨 인도한 것은 이러한 신뢰 관계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가교 역할’ 선언과 지속 가능한 협력의 조건

정기선 회장은 이번 방문 내내 HD현대가 ‘대한민국과 필리핀 간의 핵심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표현은 기업의 역할을 단순한 상거래를 넘어 국가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에 기여하는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방산과 조선이라는 전략 산업에서의 협력은 경제적 이익과 더불어 외교적·안보적 신뢰를 동시에 요구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가교’라는 표현은 상징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무게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협력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의 책임 있는 경영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정 회장이 현지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주거, 의료, 치안 등 근무 환경 개선을 약속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한 점은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사업 성과뿐만 아니라 현지 사회와의 조화와 직원 복지에 대한 관심이 협력 관계의 깊이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미래를 위한 더욱 공고한 신뢰의 초석을 놓는 시간이 되었는지, HD현대의 후속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