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피할 곳을 찾아서...도심 쇼핑몰이 피서지로
8월 초,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서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날씨에 시민들은 야외를 피해 실내로 몸을 숨겼는데요. 특히 냉방 시설이 잘 갖춰진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이 도심 속 피서지로 각광받았습니다.
잠실 롯데월드몰은 실내 온도를 25도로 유지하며 외부보다 13도나 낮은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최근 일주일간 방문객이 140만 명에 달했고, 지난 주말 이틀 동안만 45만 명이 찾았습니다. 덕분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나 크게 늘었습니다. 백화점 업계 역시 특수를 누렸습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방문객은 전주 대비 최대 30%,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습니다. 특히 한 건물 안에서 식사와 쇼핑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식음료 매출은 전주 대비 최대 40%까지 뛰었습니다.
계곡 대신 영화관으로...바뀐 여름 나들이 공식
티맵모빌리티가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목적지 설정 건수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 이동 패턴이 뚜렷하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쇼핑 카테고리는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반면, 여행·레저 카테고리는 16.5% 감소했습니다.
야외 시설로의 이동은 급격히 줄었습니다. 수상·해양스포츠 시설이 52.5%, 전망대가 50.4%, 호수가 49.1%, 폭포·계곡이 47.9% 각각 감소했고 테마파크도 37.7% 줄었습니다. 반면 냉방 시설을 갖춘 실내 공간으로의 이동은 크게 늘었는데, 극장이 52.1%, 과학관이 42.7%, 공연장이 39.2% 증가했습니다. 이는 장시간 야외에 머무르기 부담스러운 날씨 탓에 짧고 시원한 실내 나들이를 선호하게 된 결과입니다. 지역별로도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비수도권의 목적지 설정 건수는 9.2% 감소했지만, 수도권은 0.8% 감소에 그쳤습니다. 자연 관광지가 많은 비수도권보다 실내 선택지가 풍부한 수도권에서 이동 감소 폭이 적었던 것입니다.
무더위와 고물가 겹친 가성비 소비
폭염은 유통업계의 제품 판매 패턴도 바꿨습니다. 대형마트에서는 스포츠음료와 탄산음료, 맥주 판매가 크게 늘었고, 휴대용 선풍기와 이동식 에어컨 등 냉방 가전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편의점에서는 얼음 제품 수요가 폭발했는데, CU의 컵얼음 발주량은 전월 동요일 대비 88.9%나 급증해 생산 공장이 야간 가동에 들어갈 정도였습니다.
특히 눈에 띈 건 저렴한 가격의 아이스 컵 음료와 파우치 음료입니다. 세븐일레븐, CU, GS25,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 모두 7월 한 달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기록적인 무더위와 더불어 고물가로 인해 커피 프랜차이즈 대신 1,000원대 가성비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우리의 여름 휴가와 소비는 이미 새로운 공식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야외에서 땀 흘리는 대신 시원한 실내에서 머물고, 비싼 외식 대신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더위를 식히는 풍경이 올여름을 지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