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베이지북, 에너지 쇼크 경고…미국 고용 정체·계층별 소비 양극화 심화

뉴I마M
10개의 관련 기사

5달 전 수정 · 2026년 6월 4일 오전 9:01

발행: 2026년 6월 4일 오전 6:31

요약 생성중...

연준 5월 베이지북에서 중동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압력을 키웠으며, 고용 시장은 정체 양상을 보였습니다. 소득 계층별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베선트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을 일시적 현상으로 진단했으나 4월 CPI는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에너지 쇼크에 덮인 미국 경제

연준이 발표한 5월 베이지북에는 중동 분쟁과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압력이 다시 강해졌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국제유가 상승이 단순히 주유소 휘발유 가격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운송과 포장, 식료품, 농업용 비료까지 경제 전반으로 번졌는데요. 결국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년 만에 최고치인 3.8%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미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12개 연준 관할 지역 중 10곳에서 경제활동이 증가했고,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와 방산 수요 덕분에 제조업은 여러 지역에서 강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다만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전망을 내놓는 데 상당히 신중해졌습니다.

고용 시장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11개 지역에서 변화가 거의 없었으며, 채용과 해고가 모두 적은 이른바 'low-hire, low-fire' 정체 국면이 이어졌습니다. 임금 상승률도 대체로 완만했고요. 이런 물가와 고용 상황 때문에 시장에서는 오는 16~17일 열릴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부유층은 소비하고 서민층은 버티는 나라

베이지북에는 소득 계층별로 경제 체감도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분석도 포함됐습니다. 부유층은 자산 가치와 견고한 소득을 바탕으로 소비를 이어갔지만, 중산층은 지출 절감에 나섰고 저소득층은 치솟는 생활비 앞에서 버티기에 집중했습니다. 고물가가 심화시키는 'K자형 양극화'가 미국 사회를 가로질러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이러한 소비 불균형은 필수품과 사치재 수요에 극명한 차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은 신용카드 사용을 늘리며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소매점 방문 자체는 줄어드는 추세인데요. 반면 고소득층 중심의 서비스 소비는 여전히 활발해 계층 간 경제적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이제 비노동 투입 비용이 판매가격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서 마진 압박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연료비와 생활비 상승을 이유로 임금 인상이나 생활비 보조를 실시했지만, 이마저도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인 계층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일시적이라는 진단, 믿어질까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최근 물가 급등이 에너지 공급망 혼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바이든 시절의 절반 수준이라며 방어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미국 가구들이 전쟁 이후 휘발유와 경유에만 추가로 부담한 비용이 530억 달러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물가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 평가에도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하버드 CAPS-해리스 조사에서 경제 운영 긍정 평가는 39%에 그쳤고, 대통령이 국민 재정보다 이란 핵 저지를 우선시한다고 발언한 것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베선트 장관은 이 발언이 맥락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생활비 압박을 호소하는 서민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향후 물가 향방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 여부와 국제 유가 흐름에 달려 있습니다. 연준은 견조한 경제와 고용 정체, 그리고 되살아난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정책적 줄타기를 이어갈 텐데요. 에너지 충격이 단기 진풍경에 그칠지, 아니면 미국 경제에 진드름처럼 들러붙을지는 앞으로 몇 주가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