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 채권부터 월드컵 중계까지…중앙그룹 위기가 던지는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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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24일 오후 3:02

발행: 2026년 6월 24일 오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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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를 중심으로 한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금융시장과 방송·콘텐츠 업계에 동시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부도 직전까지 발행된 BBB 회사채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신한투자증권 책임론과 금감원 점검이 이어지고 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월드컵 중계 차질 여부를 긴급 점검했습니다.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는 제작비 미지급과 프리랜서 고용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그룹 내 유일한 우량 자산인 SLL중앙의 지분 매각설마저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BBB 채권부터 월드컵 중계까지

JTBC를 비롯한 중앙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파장이 금융권과 방송가, 콘텐츠 업계를 동시에 흔들고 있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3일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JTBC 등 5개사에 대한 대표자 심문을 진행했는데요. 법원은 이들 계열사의 자산과 부채 현황을 면밀히 검토한 뒤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이번 사태의 시발점은 JTBC의 채무불이행입니다. JTBC는 지난해 8월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로 500억 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고, 올해 2월에는 연 8.1% 금리에 달하는 930억 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추가로 내놓았습니다. 당시 두 채권 모두 투자등급인 BBB를 받았지만, 발행 후 불과 수개월 만에 디폴트가 발생하면서 시장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BBB 등급의 회사채가 이렇게 빠르게 부실로 전환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당연히 채권을 발행·판매한 신한투자증권을 향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JTBC가 디폴트를 선언하기 직전까지 회사채를 발행해 개인 투자자에게 팔았다는 점이 지적의 핵심인데요. 금융감독원은 중앙그룹 계열사의 채권과 CP 발행 및 리테일 판매 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섰습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필요할 경우 검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 규모도 상당합니다. 중앙그룹 사태 피해 개인채권자 연대는 경영진의 방만 경영으로 7,900억 원의 빚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전가됐다고 주장하며 원금 보장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미 회생을 준비하면서 채권을 발행한 것 아니냐는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과거 홈플러스 사태와 유사한 궤적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방송 중계와 콘텐츠 생태계도 덩달아 흔들려

금융권의 불안은 방송 현장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JTBC 관계자들을 긴급 호출해 경영 현황을 파악하고 북중미 월드컵 중계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습니다. 월드컵 중계권은 제작비와 광고 영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핵심 자산이라, 이게 흔들리면 사업 지속 가능성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JTBC는 중계권료 미납으로 중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일본 TBS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결승전까지 차질 없이 중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는데요. 다만 방미통위는 기업의 재무적 위기가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시 모니터링과 시나리오별 대처 방안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방송가의 불안은 콘텐츠 제작 현장의 혼란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JTBC의 회생절차 신청 이후 예능 날아라 병아리 제작비 미지급과 드라마 연애의 재발견 촬영 중단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JTBC 측은 외주 제작사 문제이거나 대본 완성도 제고를 위한 재정비 기간이라고 해명했지만, 업계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프리랜서와 용역 계약직 노동자들의 상황이 염려됩니다. 미지급 제작비가 회생채권으로 분류되면 변제 시기와 규모가 불투명해지는데요.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프리랜서들은 이번 사태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가 드라마 제작 편수 감소를 가속화하고, OTT로의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룹 내 마지막 우량 자산의 운명은

중앙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헤쳐나갈 마지막 카드로 SLL중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SLL중앙은 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강력한 콘텐츠 제작 역량과 IP를 보유한 알짜 계열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 SLL중앙은 미국 제작사 윕을 보유한 지주회사 토네이도 엔터프라이즈의 정리와 티빙 지분 매각을 검토 중입니다. 이를 통해 약 2,000억 원 규모의 미국 사업 노출액과 부채를 줄이려 하는데요. 하지만 핵심 제작 레이블인 클라이맥스스튜디오나 하이지음스튜디오는 매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SLL중앙의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앙그룹은 콘텐트리중앙이 보유한 SLL중앙 지분 53.82%를 매각하는 방안을 현금 확보의 유력한 수단으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다만 OTT 시장 성장 둔화로 2021년 인정받던 1조 2,00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어렵고, 재무적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와 담보권 설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 확보 금액은 기대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향후 법원의 판단과 채권단 협의, 자구계획 이행 여부가 중앙그룹의 운명을 가를 전망입니다.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방송 생태계의 상처를 최소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