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수요 폭발로 역대급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확대를 공식화했습니다. 양사는 사상 최고 수준의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배당 증액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글로벌 경쟁사들의 주주 친화 기조에 발맞춰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주가를 방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양사는 2분기에만 합산 영업이익 약 150조 원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잉여현금흐름(FCF)도 급증해 삼성전자는 200조 원, SK하이닉스는 100조 원대 중반으로 추정됩니다. 당연히 이런 넉넉한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한 추가 환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적은 역대급인데 주가는 제자리
재미있는 점은 실적이 사상 최대를 찍었음에도 주가는 기대만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실적 자체보다는 이 돈을 얼마나 주주에게 돌려줄지에 쏠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FCF의 50%를 환원하는 정책을 운영 중이고, SK하이닉스도 주당 고정 배당금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리며 배당 기조를 강화했는데요.
하지만 소액주주 단체들은 이 정도론 부족하다고 주장합니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등은 삼성전자에 170조 원, SK하이닉스에 100조 원 규모의 대대적인 환원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임직원 성과급으로 먼저 공제하는 현행 제도가 주주총회 승인 없이 이뤄지는 위법한 이익처분이라고 비판하며, 해당 금액까지 환입해 온전한 이익을 기준으로 주주 몫을 돌려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재무건전성과 주주 요구 사이에서
물론 기업 측도 나름의 고민이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기순환 위험 관리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미국 테일러 공장 등에 집중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HBM 생산능력 확대와 청주 M15X,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중장기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나 TSMC의 지속적인 배당 증액, 키옥시아의 7조 원대 자사주 매입 및 주식분할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이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양사는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의미 있는 수준의 추가 환원 방안을 연말까지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다만 소액주주들이 요구하는 규모만큼의 특별배당과 자사주 소각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