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 봐주기'에서 '국수본 지휘'로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의 피의자 장윤기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이 국가수사본부를 향해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부친이 현직 경찰인 장윤기를 위해 광주경찰이 강간 목적 살인 혐의를 일부러 제외했다는 '조직적 봐주기' 주장이 핵심이었는데요. 하지만 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박 경정의 변호인 측이 수사 초기부터 두 차례에 걸쳐 성범죄와 살인 사건의 병합수사를 건의했으나 묵살당했다고 밝히면서, 논점이 경찰청 본부의 지휘 체계로 옮겨갔습니다.
검찰과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7월 21일 국수본 강력범죄과와 여성청소년과를 동시에 압수수색하는 초유의 수사에 나섰고, 사건 송치 과정에서의 국수본 관여 여부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상반된 해명, 진실은 어디에
경찰청 측은 4월 24일 국수본이 반복적 관계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병합수사 강화 지침을 마련해 27일 일선에 하달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 지침은 피해자가 동일한 경우를 전제로 한 '관계성 범죄'에 한정되기 때문에, 장윤기 사건처럼 피해자가 서로 다른 경우에는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국수본도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가 협조하는 '통합수사' 방식으로 처리했을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반면 박 전 과장 측은 성범죄와 살인 사건을 병합해 처리해야 한다고 세 차례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쟁점이 나왔는데요. 국수본 최 경정이 광주경찰청 김 강력계장에게 "본부장 지시"라며 분리수사를 요구한 메시지를 보낸 정황이 포착되면서, 지휘 과정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가 수사 초점이 됐습니다. 검찰은 해당 메시지가 단순한 업무 조율인지, 수사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를 집중 분석하고 있습니다.
책임 소재 규명이 다음 관건
검찰은 국수본 소속 경찰관들의 휴대전화 분석에 들어가는 등 지휘 라인 전반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이 검찰 송치 당시 성범죄 목적 살인 혐의를 수사했으나 정황 증거만 있고 피의자가 부인해 일반 살인으로 송치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함께 보냈다는 점도 쟁점에 올라 있습니다. 이 보고서의 작성 경위와 그 안에 국수본의 지시 사항이 반영됐는지가 향후 수사의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한편 부실 수사의 1차 책임자로 지목됐던 박 전 과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됐습니다. 법원은 현재까지 확보된 자료만으로는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만큼, 책임 소재 규명은 여전히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할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