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반도체 쇼크, 글로벌 증시 흔들다
2026년 7월 28일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검은 날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중국이 미국의 기술 수출 규제 속에서도 자체적으로 액침식 심자외선 노광장비를 양산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시아 증시가 대규모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 넘게 밀린 6,023선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에는 한때 6,000선이 붕괴되기도 했습니다. 코스닥 역시 700선 아래로 떨어지며 양 시장 모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반도체 업황과 직결된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13% 넘게 급락한 22만 원 선에, SK하이닉스는 14% 이상 밀린 155만 원 대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일본의 키옥시아 역시 18% 가까이 폭락하며 메모리 반도체 업계 전체가 휘청거렸습니다. 이날 하락 종목은 878개에 달했고, 이달 들어서만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약 2,000조 원 증발했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중국의 액침식 DUV 노광장비 양산 소식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습니다.
미국 규제를 뚫은 기술 자립 행보
이번 사태의 핵심은 중국이 노광장비 국산화라는 숙제를 본격적으로 풀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노광장비는 네덜란드의 기업이 사실상 독점해 왔습니다. 미국은 이를 중국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엄격한 수출 규제를 유지하며 기술 격차를 유지해 왔는데요. 하지만 중국 상하이의 한 국영 기업이 관련 개발 인력을 모아 자체 장비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해당 기업은 올해 안에 5대, 내년에는 20대의 장비를 생산해 창신메모리와 중신궈지, 화훙반도체 등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특히 창신메모리는 최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공모가 대비 465% 넘게 급등한 49위안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자본을 확보한 창신메모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악해 온 메모리 시장에서 독자적 공급망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쌓아 온 기술 봉쇄의 장벽이 생각보다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AI 거품 논란까지 겹친 불안 심리
문제는 기술적 위협만이 아닙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투자 기업들의 순환거래 의혹이 제기되며 AI 반도체 수요가 과대평가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 추격을 넘어 AI 산업 전반의 수요 기대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이 단기 조정을 넘어 본격적인 하락장의 시작일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예탁금 상향과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개인별 투자 한도 20% 제한 등의 대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투자 심리가 이미 한 달 가까이 무너진 상태라 이런 뒤늦은 보완책이 실효성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습니다. 엔비디아를 둘러싼 순환거래 논란이 AI 반도체 거품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에 기름을 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