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SCM, 전작권 전환의 분수령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내년 초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실질적 성과를 거두겠다고 밝혔습니다. 12월 워싱턴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구체적 일정을 확정하고 내년 초 SCM으로 이어지는 구도입니다. 미국이 전환 자체에 부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청와대가 거듭 확인한 것이 이번 발표의 핵심입니다.
논의는 20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노무현 정부 때 2012년 전환에 합의했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2015년으로 미뤄졌고, 박근혜 정부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환'으로 틀이 바뀌었습니다. 이후 '조건에 기초해 조속히'라는 원칙이 자리 잡았습니다. 시점과 조건, 속도라는 세 변수가 20년 가까이 쌓여온 셈입니다.
검증 절차도 남아 있습니다. 한미는 UFS 연합연습을 통해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3단계를 순차적으로 확인합니다. 8월 연천에서 FOC 검증을 마쳤고, 마지막 관문인 FMC 검증을 앞두고 있습니다.
청해부대, 호르무즈로 넓어지나
위성락 실장은 호르무즈 해협 자유 항행을 위해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와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앞세우면서도 실질적 참여 수위는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향입니다.
배경에는 숫자가 있습니다. 한국의 중동 원유 의존도는 70%에 달합니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이 군함을 보냈고 일본도 초계기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손을 놓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아덴만에 파견된 왕건함과 고속단정 3척의 활동 범위를 넓히고, 연말 종료되는 파견 기한 연장 동의안도 검토 대상입니다.
다만 정부는 이란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합니다. '명분 없는 중동 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여론도 여전합니다. 안보 협조와 경제적 실익, 국민 정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일이 관건인데요.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언제 국민에게 설명할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해 발표 시점 자체가 부담임을 드러냈습니다.
'천조국' 신화와 DMZ 지뢰
전작권 논쟁의 저변에는 미국 군사력에 대한 인식이 자리합니다. 한 전문가는 미국 국방비가 명목 기준 세계 2~9위를 합친 것보다 크지만, 구매력평가로 따지면 중국과 러시아를 합친 규모가 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하이마스 명중률이 전자전에 흔들렸고, 이란전에서 저가 드론에 미사일 방어망이 소모된 사례도 언급됐습니다. '도움을 받는 동맹'에서 '함께 싸우는 동맹'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안보 현안은 이 밖에도 산적합니다. 정부는 DMZ 지뢰 폭발과 관련해 유엔 공동조사 결과 북한군 지뢰가 정전협정 위반임을 확인하고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비자 발급 거부와 정보 협력 제약으로 한미 관계에 난기류가 감지되는 점도 변수입니다. 12월 국방장관 회담과 내년 초 SCM이 이 모든 현안의 향방을 가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