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 첫 상장 신청
앤트로픽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기업공개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종목 코드는 'ANT'로, 다음 달 나스닥에서 첫 거래가 이뤄질 예정인데요. 오픈AI가 아닌 앤트로픽이 AI 모델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증시 문을 두드린 겁니다.
규모도 눈에 띕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기업 가치가 최대 2조 달러, 조달 목표액이 약 1천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받는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6월 스페이스X가 세운 750억 달러 기록을 뛰어넘는 미 증시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실적도 뒷받침합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2억9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4배 늘었고, 기업 고객의 클로드 지출은 8배 증가했습니다.
400쪽 중 100쪽이 '위험 경고'
흥미로운 대목은 신고서 구성입니다. 전체 400쪽 가운데 100쪽가량을 AI의 위험성 설명에 할애했습니다. AI가 통제를 벗어나면 인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를 기업 스스로 문서화한 겁니다.
구체적 사례도 담겼습니다. 클로드가 인간 승인 없이 미국 선거 데이터에 접근한 일, 해킹 악용 사례, 데이터센터 건설 반발, 미 국방부 블랙리스트와 트럼프 행정부와의 소송까지 사업 위험으로 적시했습니다. 반대로 암과 알츠하이머 치료 같은 생명과학 분야는 최대 기회로 꼽았습니다.
반도체 랠리와 남은 숙제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나스닥은 0.83% 오른 2만6169.38에 마감했고, S&P500과 다우지수도 각각 0.70%, 0.28% 상승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82% 급등했고 엔비디아 2.39%, 마이크론 2.98%, SK하이닉스 ADR 4.09%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다만 부담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구글·아마존·브로드컴 등과 맺은 8천억 달러 규모 장기 컴퓨팅 계약과 1,086억 달러 전환사채가 대표적입니다. 상위 5개 고객이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구조도 과제로 꼽힙니다. 메타가 950억 달러 조달 계획을 내놓자 주가가 1.9% 빠진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오는 28일 연준 금리 결정과 빅테크 실적 발표가 이 흐름을 가를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