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 원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와 정치적 공방 과제로 남아

국S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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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7월 1일 오전 12:18

발행: 2026년 6월 30일 오전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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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서남권에 800조 원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발표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국토균형발전의 출발점으로 규정했으나, 이준석 대표 등은 인위적인 인프라 차단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했습니다. 전력·용수 확보와 협력사 유치, 지역 정주 여건 개선 등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서남권에 떨어진 800조 원의 충격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함께 광주를 중심으로 한 서남권에 총 800조 원 이상을 투입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기로 했습니다. 팹 4기가 들어서는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장 증설이 아니라, 수도권에 쏠렸던 반도체 산업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제2의 생산 거점을 만드는 계획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용인과 서남권을 동시에 추진해 급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삼성과 SK 측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이른바 '첨단산업 다극화' 전략입니다. 그동안 경부축과 수도권에 집중됐던 반도체 공급망을 호남, 충청, 영남으로 분산해 지역 균형 발전을 꾀하고, 동시에 지리적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서남권은 후공정이 밀집한 충청권과 피지컬 AI 거점인 경상도를 잇는 중간 지점이라는 점에서 입지적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이런 거대한 계획이 성공하려면 전력과 용수 확보가 먼저 뒷받쳐야 합니다. 반도체 공장 4기를 가동하려면 대형 원전 4.5기에 해당하는 6.3GW의 전력과 하루 최소 65만 톤의 용수가 필요한데, 이를 단기간에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댐 용량 확대와 하수 재이용, 에너지저장장치 보완 등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가뭄에 시달리는 지역의 수자원 상황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공급 로드맵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프라 확보와 정치적 공방

서남권 투자를 두고 정치권의 공방도 가열되고 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정부가 이미 호남 추진이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명분만 바꿔 끼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용인으로 향하는 송전선로 절차를 의도적으로 중단시켜 수도권 전력 부족을 인위적으로 만들었고, 이를 명분으로 기업에게 강압적인 선택을 강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투자가 특정 지역 특혜가 아니라 경제적 원리에 따른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수도권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반도체 공장이 요구하는 용수와 전력, 용지를 종합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곳이 서남권이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호남이 소외된 것은 역사적 사실이며, 이번 투자는 누적된 격차를 고려하면 오히려 조족지혈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국민의힘 PK 지역 의원들도 이번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지역 소외를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이 가진 산업 인프라가 더 적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미 상당한 절차가 진행된 뒤에 나온 항의라는 비판도 동시에 제기되었습니다.

균형발전을 위한 과제들

서남권 클러스터가 단순한 정책 쇼로 끝나지 않으려면 실질적인 인프라 구축과 함께 협력사 생태계 조성이 뒤따라야 합니다. 정부는 인허가와 기반시설 공급을 위해 '슈퍼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고 '메가특구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전력과 용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100%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난관은 적지 않습니다. 팹 1기당 건설 비용이 2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과거 용인 클러스터 조성 당시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수치입니다. 또한 수도권에 밀집한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들을 서남권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병원과 교육 시설 등 정주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핵심 인력의 지역 정착도 요원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전영현 부회장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원전 확대와 LNG 열병합 발전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이처럼 기업의 요구와 지역사회의 우려, 환경 문제를 동시에 조율하는 것이 앞으로 정부의 가장 큰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