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다시 치솟고 있다. 지난달 말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1,430원대까지 내려갔으나, 불과 10여 일 만에 1,470원 선까지 올라 9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다. 왜 다시 오르는 걸까?
왜 다시 오르는가?
대외적으로는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주효했다. 베네수엘라·그린란드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에 달러 수요가 늘었고, 일본 조기 총선 가능성에 엔화가 약세를 보이며 원화까지 끌어내렸다. 대내적으로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달러 수요가 급증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수출기업의 달러 매입 미룸도 한몫했다.
정부 개입, 왜 실패했나
지난달 말 외환당국은 구두개입과 외환보유액 매도를 통해 환율을 잠시 끌어내렸다. 하지만 개입 효과는 일시적이었고, 환율은 곧바로 반등했다. 외환보유액도 7개월 만에 감소했다. 당국의 개입이 환율 상승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표면만 누른 데 따른 결과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1,480원까지 오를 경우 추가 개입이 예상되지만, 그마저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구조적 문제와 전망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환율 급등의 배경에 있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수출 구조, 정책 불신에 따른 자본 유출, 과도한 유동성 공급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주식시장은 삼성전자 등 소수 대형주에 의해 호황을 누리지만, 이는 경제의 양극화를 보여줄 뿐이다. 전문가들은 1,500원 돌파 가능성을 경고하는가 하면, 당국의 개입으로 1,400원대 중후반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공통된 지적은 구조적 개혁 없이는 환율 안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환율은 경제의 거울이다. 단순한 시장 개입을 넘어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