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대출 막힌 입주 현장
8월부터 경기도에서만 7천여 가구의 대단지 입주가 시작됩니다. 평택 브레인시티와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등 대형 단지들이 몰려오는데요. 문제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인해 잔금대출이 사실상 막혀버렸다는 겁니다.
KB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은 대출 한도가 소진되어 상담 예약이 선착순 마감되기도 했습니다. 수천 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대출 실행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개별 민원에는 은행이 냉담했으나, 입주민들이 집단으로 대응했을 때만 조건이 바뀌는 불평등한 관행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총량 규제의 딜레마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연 1.5%로 억제하는 총량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대토론회에서 잔금대출 피해를 보는 실수요자를 보호하라고 지시하면서, 금융위원회는 5대 은행을 긴급 소집해 잔금대출과 집단대출을 총량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됐습니다.
당연히 예외가 확대될수록 총량관리의 실효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집단대출만 5대 은행에서 148조 원에 달하는데, 이를 예외로 두면 사실상 규제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금융권에서 나옵니다. 반면 생계형 급전 창구는 오히려 문턱이 높아져 취약 차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역설적인 결과도 생겼습니다. 자동차담보대출과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줄이면서 기초생활비 마련을 위한 대출마저 막힌 것입니다.
풍선효과와 정책 시선
집단대출 규제가 완화되면 상호금융권에도 영업 활로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는 이미 가계대출 잔액 증가가 제한된 상태인데, 예외 인정이 확대되면 지방 조합들의 연체율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에 쏠려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7월 23일 대토론회에서 청년 참가자는 열악한 주거 환경을 호소했고,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완화 대상조차 전국 상위 20%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집이 자산 증식 수단으로만 인식되지 않으려면, 정부의 정책이 서울 아파트 보유자뿐만 아니라 무주택 청년과 서민의 주거 복지까지 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