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도 주가는 바닥을 모른다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습니다. 매출은 79조 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60조 5천억 원대에 달했는데요. 영업이익률 76%는 엔비디아나 TSMC보다 높은 수준이며, 키옥시아 지분 매각 이익까지 더해지며 단기 실적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한 달 사이 46% 밀렸고, 삼성전자도 35% 하락했습니다. 코스피는 한 달 새 33% 폭락하며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고, 이틀간 시가총액 864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실적이 최고치를 찍는데 시장은 공황에 가까운 패닉셀을 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AI 거품론이 불러온 글로벌 셀오프
이번 주가 폭락의 핵심에는 AI 투자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쏟아부은 수천억 달러의 AI 투자금이 실제 서비스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는데요. 알파벳과 테슬라는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주가가 동반 하락했고, 나스닥 역시 6월 고점 대비 약 9% 밀렸습니다.
국내 증시의 구조적 문제도 겹쳤습니다. 반도체 대형주로 자금이 쏠리면서 코스피 상장사 중 PBR 1배 미만 종목 비중이 75%까지 치솟았습니다. 레버리지 청산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개인 투자자의 손실 규모는 56조 원대로 불어났고, 신용융자 잔액은 오히려 다시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영국중앙은행 산하 건전성감독청이 아시아 AI 관련주에 집중된 글로벌 투자은행의 보유 규모를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가 가중되었습니다.
저가 매수세와 남은 청산 장벽
극심한 하락 끝에 일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SK하이닉스는 소폭 반등했습니다. 당연히 주가가 너무 낮아졌다고 판단한 단기적 수요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회사는 빅테크 10여 곳과 최장 5년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HBM4 양산에 돌입하는 등 수익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레버리지 청산율이 아직 65~75% 수준에 머물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이 거세지고 있어 장기적인 반도체 호황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대 실적과 최저 주가가 공존하는 이례적인 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시장은 지금도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