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가 한국 산업에 닥친다, 지자체·기업 총력 대응 시작

전경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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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0일 오후 3:18

발행: 2026년 3월 10일 오후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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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에 따라 한국 경제의 취약점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핵심 원료의 중동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위기를 겪는가 하면, 중동 호황을 누리던 전력기기 업계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에 전국 지자체들은 특별금융 지원, 물류비 보조, 피해 접수 창구 운영 등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기업들도 공급망 다변화와 사업 전략 조정으로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반도체부터 전력까지 공급망이 흔들린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취약한 고리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경고등이 켜진 곳은 한국 경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 산업이었는데요. 반도체 웨이퍼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원료인 헬륨의 64.7%, 브롬의 97.5%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특히 브롬은 이스라엘에 대한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아, 전쟁이 현지 생산이나 물류에 차질을 빚는다면 국내 반도체 공장의 가동률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긴급히 캐나다, 호주 등 대체 공급처를 물색 중이지만,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 위험은 반도체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 몇 년간 중동 지역의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 덕분에 호황을 누려온 국내 전력기기 업계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주요 기업들은 매출의 10% 가까이를 중동에서 올리고 있었죠. 문제는 이란의 ‘광인전략’으로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이 타격을 받을 경우, 세계 유가가 치솟고 중동 현지 경제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여러 기업들은 현지 주재원 대피와 출장 금지 조치를 내렸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물류 차질에 대비해 고객사와 루트 변경을 협의 중입니다.

앞다퉈 나서는 지자체의 손길

이 같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발벗고 나섰습니다. 경기도를 필두로 한 광역지자체들은 가장 먼저 금융 지원에 나섰는데요. 경기도는 600억 원 규모의 ‘중동위기 대응 특별경영자금’을 만들고, 기업당 최대 5억 원을 융자해주며 이자까지 보전해주기로 했습니다. 물류비 지원 한도도 늘리고 수출 바우처를 발급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는 모습입니다. 경북도와 경남도도 각각 물류비 지원 확대와 특례 보증을 준비 중이며, 전남도는 비상경제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초비상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좀 더 작은 규모의 기초지자체도 움직임이 빠릅니다. 부천시는 ‘중동상황 피해 애로사항 접수전용 창구’를 열고 기업의 어려움을 살피는 한편, 유가 안정을 위해 주유소 최저가 정보를 제공하고 불공정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전시 역시 500억 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추가로 조성해 수출 실적이 있는 중소기업을 돕겠다고 했죠. 이러한 지자체들의 총력 지원은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숨통을 트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찾는 돌파구

당장의 위기가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기업과 정부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납품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나, 중동 지역의 장기적인 전력 인프라 수요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문제는 전쟁이 길어지면서 물류비와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 ‘2차 효과’ 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이죠. 이는 수출 기업의 원가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수익성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순한 대기에서 나아가 적극적인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체들이 원자재 구매처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그렇고, 전력기기 업계도 프로젝트 진행 속도를 조절하거나 물류 루트를 변경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편, 경남도와 같은 지자체는 KOTRA와 손잡고 중동 이외의 대체 수출 시장을 발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의 위기는 한국 경제가 전 세계 공급망에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고, 그만큼 취약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국제 정세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만큼, 정부와 기업의 선제적이고 탄력적인 대응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