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실적의 뒤편
애플이 올해 4~6월 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매출은 전년보다 16% 넘게 늘어난 1094억 달러에 달했고, 순이익 역시 27% 이상 증가한 298억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특히 아이폰과 맥 부문은 6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새로 썼습니다.
하지만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 이상 급락했습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미 지난 성적이 아닌 앞으로의 성장세에 쏠려 있었는데, 다음 분기 매출 증가율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인 12%에 못 미치는 9~11%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결국 공급망과 원가 압박이 애플의 발목을 잡은 겁니다.
메모리값 급등과 공급 병목
이번 실적의 가장 큰 변수는 D램 등 메모리 가격 급등이었습니다. 팀 쿡 CEO는 9월 분기에 메모리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직접 경고했는데, 사실 이미 6월 분기 매출총이익률이 전분기보다 낮아진 원인의 대부분이 메모리 원가 상승 때문이었습니다. 케반 파레크 CFO도 이 점을 분명히 밝혔죠.
공급망 병목 현상도 심각합니다. TSMC의 생산능력 한계로 시스템온칩 공급에 차질이 생겼고, 이 때문에 강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했습니다. 애플은 원가 절감과 물량 확보를 위해 중국 CXMT와 양쯔메모리 제품 도입을 검토했으나, 미 의회의 반발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은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며 마진 방어에 나섰습니다. 당연히 가격 인상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나오고 있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AI 기능 도입과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엇갈린 평가와 새로운 리더십
시장의 평가는 분분합니다. 로젠블랫은 아이폰의 강력한 수요와 AI 잠재력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는데요. 반면 바클레이즈와 모건스탠리는 중국 시장 부진과 서비스 부문 성장 둔화를 이유로 목표주가를 낮췄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중립 의견을 유지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죠.
팀 쿡 CEO는 이번 실적 발표를 끝으로 물러나고, 애플실리콘 개발의 핵심 주역인 존 터너스가 새 CEO로 취임합니다. 애플은 지금 최고의 실적과 동시에 최대의 난관을 맞이하고 있는 셈인데, 새 경영진이 원가 압박과 공급망 리스크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