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마라톤 협상 끝에 결렬
카카오 노사가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 회의를 가졌습니다.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8시간 넘게 진행된 협상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는데요. 지노위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고, 이로써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카카오 창사 이래 첫 파업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노조는 이미 지난 20일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한 상태였고, 카카오 본사뿐 아니라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4개 계열사 노조도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5개 법인이 동시에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데요. IT 업계에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의 공동 총파업이 될 전망입니다.
물론 사측은 “조정 이후에도 대화 창구를 열어 두고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노조 역시 내부 의견 수렴과 조합원 결집을 거쳐 실제 파업 시점과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 당장 파업이 시작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성과급과 RSU, 핵심 쟁점은?
이번 갈등의 핵심은 보상 체계를 둘러싼 입장 차입니다.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13~14%를 성과급 재원으로 보상하고, 500만 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과 별도로 지급하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반면 사측은 RSU를 성과급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는데요. 이렇게 되면 노조가 바라는 수준의 현금성 성과급은 줄어들게 됩니다.
사실상 이번 분쟁은 단순한 임금 인상률을 넘어, 회사의 실적이 좋을 때 직원들에게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5000억 원대를 기록하며 실적이 개선됐지만, 일반 직원들이 체감하는 보상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입니다. 반대쪽에서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AI 투자 필요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사측의 입장도 있습니다.
AI 신사업 차질 우려…업계로 번지는 파장
카카오는 올해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앞세워 카카오톡 기반 AI 에이전트 서비스 상용화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신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로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주요 서비스는 자동화 덕분에 소비자 불편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AI 개발 인력과 플랫폼 운영 인력이 쟁의에 동참할 경우, 신규 기능 출시와 서비스 안정성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번 사태는 IT 업계 전반의 보상 체계 논의로 확대될 조짐입니다.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 대기업에서도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노동계는 성과급 혜택을 협력업체와 나누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카카오의 첫 파업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