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1일 남기고 종묘 앞 초고층 인가…세운4구역 후폭풍 거세

한연한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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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19일 오후 10:31

발행: 2026년 6월 19일 오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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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를 앞둔 정문헌 전 종로구청장이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시행계획을 전격 인가했다. 이로써 종묘 앞에 141.9m 초고층 건물 4동이 들어설 근거가 마련됐으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의 경관 훼손 우려로 유찬종 신임 구청장과 국가유산청이 인가 취소를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임기 막판에 강행된 종묘 앞 재개발 인가

정문헌 전 종로구청장이 임기 만료를 불과 열흘 앞두고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을 전격 인가했습니다. 이 결정으로 종묘 정문 맞은편 3만 2,200㎡ 부지에 최고 141.9m의 초고층 건물 4개 동이 들어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정 전 구청장은 실무진이 감사 책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직접 결재 문서를 기안하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인가를 추진했는데요.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도심 재개발 정책과 보조를 맞춘 행보로 풀이됩니다.

이번 인가로 행정 절차는 이제 국가유산위원회의 매장유산 심의만을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가 직후부터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유찬종 신임 구청장은 취임 전부터 인허가 절차의 전면 중단을 요구하며 인가 과정의 적절성을 따지겠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과 박주민 의원도 즉각 인가 철회를 촉구하며 정 전 구청장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세계유산 경관 논란과 법적 쟁점

가장 크게 우려를 표한 건 국가유산청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겁니다. 유산청은 이미 서울시와 종로구,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선행하라고 요구하고 인허가 중단을 명령한 상태입니다. 종묘 앞에 140m가 넘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게 유산청의 핵심 주장입니다.

반면 인가가 이미 내려진 이상 취소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행정기본법상 수익적 처분은 원칙적으로 취소가 엄격히 제한되어 있어서 직권으로 되돌리기가 법적으로 까다롭습니다. 유찬종 신임 구청장이 실제로 인가를 취소하기 위해서는 명백한 법적 하자를 입증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유산청 역시 지방자치법 규정을 활용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에 인가 처분 취소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전망과 남은 숙제

이제 모든 시선은 남은 행정 절차와 법적 공방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위원회의 매장유산 심의를 앞두고 찬반 갈등이 심화되면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진 분위기입니다. 종묘 앞이라는 상징적인 입지와 세계유산 보존이라는 무게를 함께 고려할 때 단순한 지역 재개발 문제를 넘어선 쟁점이 명확해졌습니다.

사실 이번 사태는 지방선거 이후 전임 구청장과 신임 구청장 간의 정책 방향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이기도 합니다. 도심 주거 환경 개선이라는 명분과 역사문화유산 보존이라는 가치가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관련 당사자들의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세운4구역의 개발 일정 전체가 뒤엉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