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서 맺어진 AI 동맹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6월 7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각각 시구와 시타를 맡으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는데요. 이번 만남은 단순한 행사 참여를 넘어, 양사가 피지컬 AI와 AI 팩토리 분야에서 전방위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습니다. 두산의 오랜 제조 역량과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기술을 결합해 지능형 로봇과 자율 산업 장비 등 차세대 인프라를 함께 만들어가기로 한 것이죠.
전력부터 로봇까지 손잡은 세 개의 축
협력은 에너지 인프라 구축부터 시작합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과 소형모듈원전, 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등을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설계 아키텍처인 DSX 플랫폼에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요. AI 데이터센터가 안정적으로 가동되려면 막대한 전력 공급이 필수적입니다. 두산의 다양한 에너지 솔루션이 AI 팩토리의 심장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겁니다.
로보틱스 분야도 주목할 만합니다.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심'을 활용해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정밀 작업을 수행하는 산업용 로봇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두산밥캣은 건설과 농업, 물류 장비에 피지컬 AI를 적용해 스스로 환경을 인식하고 작업하는 자율 장비 개발에 나섰는데요. 기계가 물리적 세계를 인식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피지컬 AI 시대에 두산이 로봇과 장비를 모두 아우르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죠.
소재 분야에서는 전자회로 기판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 공급이 핵심입니다. ㈜두산 전자BG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인 MGX 플랫폼 지원을 위해 협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AI 가속기 성능을 좌우하는 이 소재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두산은 2028년 태국에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공급망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AI 시대 제조업의 새 지평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AI 시대 제조업의 판도를 바꾸는 시도로 평가됩니다. 젠슨 황 CEO는 피지컬 AI가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박정원 회장 역시 사업 전반의 AI 적용과 신사업 창출에 큰 기대를 표했는데요. 사실 이런 수준의 통합 협력은 국내에서도 드문 사례입니다. 전력 공급, 로봇 운영, 핵심 소재까지 AI 인프라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이번 동맹이 향후 어떤 구체적 결과물을 내놓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