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공석, 결국 터진 재제청 거부
조희대 대법원장이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재제청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지난 8월 28일 이재명 대통령이 재임명을 요청한 지 약 한 달 만인데요. 조 대법원장은 22일 퇴근길에 입장을 발표하며, 재제청 문서에 구체적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재제청은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 거부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자리는 6개월 넘게 주인을 찾지 못하게 됐습니다. 노 전 대법관은 지난 3월 3일 퇴임했고, 그 사이 후보추천위원회가 네 명의 후보를 올렸지만 최종 인선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청와대의 반발
청와대는 곧바로 두 차례 언론 공지를 통해 반박에 나섰습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은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대통령이 '반려'나 '거부'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존중의 의미일 뿐, 거부 의사는 명확히 밝혀졌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격앙된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김성수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 직후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차담을 나눴는데, 대통령이 순방을 떠나자마자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겁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이던 시점이라 '빈집털이'라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정치권으로 번진 충돌
범여권의 반응은 거셉니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오후 대법원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고, 김민석 대표는 조 대법원장을 두고 "황당한 대법원장"이라며 재제청 거부를 "내란 잔불"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도 기자회견에서 '사법쿠데타'라며 대법관 공백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대편에서는 국민의힘이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국회의 임명동의안 심사·표결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대통령이 제청 불개입을 선언할 때까지 대법관 제청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와대는 23일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다만 대법관 공백이 길어질수록 재판 지연에 대한 우려는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