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조정법 개정, 상생의 길인가 새로운 갈등인가

의경의
3개의 관련 기사

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7일 오후 2:18

발행: 2026년 3월 17일 오후 2:18

요약 생성중...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통과로 의료 현장의 상생 기반 마련에 대한 기대와 의료계의 강한 반발이 맞서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는 '공정문화' 도입과 시스템 개선을 환영하는 반면, 의사협회는 방어 진료 심화와 정의의 모호성을 우려하며 즉각 폐기를 요구합니다. 18일 국회 공청회에서 실질적 대안 모색을 위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법 개정을 둘러싼 팽팽한 대립

의료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보다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논란이 뜨겁습니다.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환자안전사건에 대한 법적 안전망을 마련하고, 피해자 지원을 확대하며, 형사기소 전 의학적 판단을 위한 '의료사고 심의위원회'를 새로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처벌을 넘어 사건의 본질을 전문적으로 판단하고 피해 회복을 지원하는 구조로의 전환을 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당장 다음 날인 18일에는 이와 관련해 의료인에 대한 민·형사 소송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국회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논의가 더욱 가열될 전망입니다.

찬반이 맞서는 논쟁의 초점

개정안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시민·소비자 단체들은 이번 개정을 적극 환영하며 의료 현장의 상생 기반을 마련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특히 그들이 강조하는 건 '공정문화(Just Culture)'의 도입입니다. 이는 사고 원인을 개인의 과실만이 아닌, 건강 상태, 프로토콜, 외부 환경 등 시스템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인 책임을 제한하고 시스템 자체를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국제적 원칙이죠. 이들 단체는 개정안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반면, 의료계의 반발은 거셉니다. 경기도의사회는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며 개정안의 즉각 폐기를 촉구했습니다. 그들의 우려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여전히 '중대한 과실'의 정의가 결과 중심이라 의료행위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의료분쟁 조정 과정에서 의료진 개인의 과실 규명에 지나치게 집중할 경우, 이로 인한 두려움과 스트레스가 '방어 진료'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의사들은 자신의 모든 판단이 미래에 법정에서 재판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될 수 있다는 거죠.

앞으로 남은 과제와 전망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18일 열리는 국회 공청회는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중요한 장이 될 전망입니다. 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필수의료사고책임의 개인화에서 공동체화로의 전환'을 주제로 발표하며 책임 접근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논할 예정입니다. 또한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의료 사고의 원인 규명 방식을 어떻게 전환할지, 객관적 판단을 위해 어떤 자료를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환자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면서도, 의료진이 두려움 없고 정직하게 진료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 수 있느냐는 점에 있습니다. 법 개정은 하나의 시작점일 뿐입니다. 개정안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향후 하위 법령과 시행 세칙에서 '중대한 과실'의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진정한 의미의 '공정문화'가 정착할 수 있는 운영 절차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에 의료계와 환자 단체, 법조계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건설적인 참여가 필수적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