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을 끝낸 지도자와 안보 라인 대격변
최근 위독설이 확산하던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대통령과 7시간이 넘는 면담을 하고 군 지휘부를 대폭 교체하며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그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부친의 뒤를 이어 직위에 오른 뒤 은신처에서 서면 교시만 내려오던 상황이었는데요. 이번 행보는 단순한 건강 확인을 넘어 내부 장악력을 보여주려는 전략적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에 모흐센 레자이가 임명된 부분입니다. 그는 16년간 이슬람혁명수비대를 이끈 군부 원로로, 과거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가치가 핵무기보다 크다고 공언할 정도의 초강경파입니다. 레자이를 비롯한 혁명수비대 출신 인사들이 안보 요직을 대거 차지하면서, 이란의 대미 노선은 더욱 강경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협상은 교착 상태, 미국은 경제 압박으로
이란과 미국은 지난 6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서로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효력을 잃었습니다. 현재 이란은 미군 철수와 전쟁 피해 배상, 동결 자산 반환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입장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적 확전 대신 경제 제재를 통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 재무부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페이퍼컴퍼니를 제재하며 이란의 자금줄을 죄고 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자금난을 이용해 절제된 방식으로 상황을 관리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내부 권력 투쟁과 장기전의 그림자
이번 인사는 대외 메시지와 함께 내부 권력 구도를 재편하려는 의도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협상을 주도해 온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등 온건·실용파를 견제하고, 혁명수비대 중심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려는 측면이 강합니다. 이로 인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운신 폭은 상당히 좁아졌습니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란이 온건 노선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합니다. 강경파가 외교와 안보의 전면을 장악한 만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의 대치는 저강도 장기전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습니다. 양측이 서로의 양보만을 기다리는 팽팽한 긴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