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의 관문을 허문 실험
정부가 지난해 12월 시작한 '그냥드림' 시범사업이 2개월 만에 3만 6천여 명의 이용자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소득이나 재산 증빙 같은 별도 절차 없이 회당 2만 원 상당의 먹거리와 생필품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현재 전국 67개 시군구 107곳에서 운영 중이며, 오는 5월 본사업으로 전환해 연말까지 300개소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기존 복지 제도가 가진 '신청주의'와 복잡한 절차라는 장벽을 과감히 허문 접근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1년 도입한 '경기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를 전국 사업으로 확대한 이 사업은, '배고픔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발상에서 출발했습니다.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사업 확대를 지시하며 각 시·군·구에 최소 한 곳씩은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상담으로 이어지는 안전망
'그냥드림'의 운영 방식은 단순해 보이지만, 두 층으로 이루어진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첫 방문에서는 어떠한 심사 없이 즉시 물품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두 번째 방문부터는 상담이 진행되어 이용자의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기초생활수급이나 긴급복지, 의료비 지원 등 기존 공적 복지 서비스로 연계해 줍니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6,079명이 이런 복지 상담을 받았고, 이 중 209명이 실제로 국가 및 지역사회 보호 체계로 연결되었습니다. 울산의 70대 A씨처럼 지병으로 병원비 부담이 컸던 이가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냥드림'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 복지 사각지대에 숨겨진 사람들을 발굴하는 '관문(gateway)'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확대와 지속 가능성의 쟁점
사업의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우려는 '이용 대상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비롯된 재원 낭비 가능성입니다. 누구나 증빙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실제로 어려운 상황이 아닌 사람들까지 혜택을 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죠. 이에 대해 정부는 시범 운영 결과 부적절한 수혜 사례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올해 이 사업에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총 129억 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한편,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민간 협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한금융그룹은 2027년까지 3년간 총 45억 원을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최근 적발된 밀가루·설탕 가격 담합으로 발생한 부당이익 환수금의 일부를 사업 예산으로 활용할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사업의 확대 속도와 규모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만큼, 투명하고 효율적인 예산 운용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이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