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 높은 무더위 속 남부에 장맛비 집중
7월 중순 제헌절 연휴, 전국이 습하고 후덥지근한 공기에 휩싸였습니다. 충청 이남 지역에는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요, 호남과 경남에는 최대 80mm의 비가 예보되었습니다. 반면 비가 오지 않는 영남 내륙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당연히 체감온도는 전국적으로 30도를 웃돌았습니다. 특히 영남 지역은 상황이 심각했는데, 포항은 낮 동안 37도까지 치솟았고 대구 역시 35도에 육박했습니다.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도 이어졌죠.
사실 이번 날씨는 단순한 장마가 아니라 지역별 극심한 기상 양극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수도권과 강원 북부에는 135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와 침수 피해가 잇따랐는데, 같은 시기 경북 동남부는 가뭄과 폭염으로 고통받고 있었죠.
한반도를 가른 좁은 강수대와 비그늘 효과
이런 기상 이변은 정체전선의 이동 경로와 지형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수도권에 집중호우를 뿌린 저기압은 서쪽과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산지를 타고 오른 공기를 냉각시켜 강한 비구름을 만들어냈습니다.
반대로 경북 동남부는 소백산맥과 태백산맥 사이로 따뜻한 공기가 내려오는 비그늘 효과를 겪었습니다. 산맥을 넘어온 공기가 건조해지며 비는커녕 폭염만 가중된 것인데요. 이로 인해 경주의 체감온도는 37.4도를 기록했고, 운문댐 등 주요 댐은 가뭄 심각 단계까지 내려갔습니다.
물론 남부지방에 내리는 이번 비가 동남권 가뭄을 단번에 해소해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체전선이 좁게 형성되어 있어 인접 지역 간 강수량 편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기상청은 이번 비로 폭염특보가 일부 완화될 수 있지만,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주말부터 전국으로 확대되는 장맛비
다행히 이번 장맛비는 주말부터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 지방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현재 호남과 제주에서 시작된 비는 오후부터 충청, 밤에는 경상 서부로 퍼지고 있으며, 주말이면 전국적으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보되었습니다.
다만 비가 오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예상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도권과 강원, 충청 일부 지역에는 아침까지 가시거리 1k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끼어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하고, 제주 해안과 동해 먼바다에서는 너울성 파도와 풍랑특보가 발효되어 해상 활동에 각별한 조심이 요구됩니다.
연휴 기간 높은 습도와 무더위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열대야와 찜통더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강수 지역에서는 순간적인 돌풍과 시설물 피해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