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많아서" 실종 사건 지운 제주 경찰관...숨진 실종자 뒤늦게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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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1일 오후 12:48

발행: 2026년 9월 1일 오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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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부경찰서 부 경장이 업무 부담을 이유로 실종 사건 27건을 허위 종결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로 인해 30대 여성과 60대 남성이 사망한 상태로 뒤늦게 발견되었으며, 정부와 경찰청은 전국 실종 사건 전수조사와 시스템 개편에 나섰습니다.

숨진 실종자를 뒤늦게 만난 비극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이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접수된 30대 여성 장모 씨 실종 신고는 연락이 닿아 종결된 것으로 처리되었는데요. 하지만 장 씨는 실종 104일 만인 지난달 24일, 제주시 한림읍의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접수된 60대 남성의 실종 신고 역시 허위 종결되었다가 구좌읍 공사장에서 시신으로 뒤늦게 확인되었습니다.

부 경장은 실종자와 전혀 연락하지 않은 상태에서 통화가 이루어진 것처럼 기록을 조작했습니다. 심지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장 씨를 교통사고 사상자로, 다른 실종자는 소재 발견으로 입력해 관리 대상에서 삭제하기도 했는데요. 초기 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가족들이 다시 경찰서를 찾았을 때에도 조작된 기록을 믿고 돌려보내는 등 2차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할 일이 많아서"라는 황당한 변명

범행 기간은 무려 16개월에 달합니다. 부 경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제주도 내 실종 신고 1,047건 중 298건을 직접 종결 처리했는데, 이 가운데 27건이 허위로 기록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 결과 실종자들과 실제 통화한 흔적은 전혀 없었고, 63건의 사건 기록은 아예 입력되지 않았거나 임의로 삭제된 상태였습니다.

범행 동기에 대해 부 경장은 실종자가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으며, 사건을 미종결로 남겨두면 인계할 일이 많아져 부담이 컸다고 진술했습니다. 프로파일러 분석 결과도 누적된 업무 피로감과 책임 회피 성향이 결합해 회피적 대처가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순한 업무 부담이 생명을 구하는 수색 업무를 멈추게 한 셈인데요. 이러한 태만이 드러난 것은 가족들이 끈질긴 신고를 이어가지 않았다면 더 늦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경찰 신뢰 회복을 위한 시스템 개편이 시급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 조직의 신뢰가 크게 훼손되자 정부 지휘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실종 사건의 최종 책임자를 명확히 하고 체계적인 총괄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시했습니다. 한성숙 국무총리 역시 종결 처리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청은 전국 경찰관서에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장기 미종결 실종 사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시 지휘 및 감독 책임이 있는 관리자와 동료 경찰관들을 상대로 감찰도 벌이고 있으며, 관련 서장과 팀장들은 대기발령 조치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명의 경찰관이 16개월간 기록을 조작하면서도 내부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한 점은 시스템의 허술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실종자의 생명과 직결된 업무인 만큼, 단순히 개인의 양심에 맡겨두기보다는 명확한 감독 체계와 종결 승인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