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열린 다리, 그리고 깜짝 방문
2026년 10월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공 12년 만에 개통된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찾았습니다. 항미원조기념관을 참관하고 왕후닝 전국정협 주석과 만난 자리였는데요. 6·25 전쟁 기념일을 앞두고 혈맹 관계를 다시 확인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북중 무역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함께 커졌습니다.
다리 건너편의 표정은 따로였다
문제는 신의주 쪽 분위기입니다. 20일부터 도시미화와 위생관리, 야간 숙박검열이 강도 높게 진행됐고, 2324일에는 대교 인근 주민들의 이동과 야외활동이 사실상 차단됐습니다. 밭일도 나갈 수 없었고 집 밖을 돌아다니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죠. 주민들 사이에서는 "잘못 걸리면 인생 끝난다"는 말이 돌 정도로 긴장감이 높았다고 합니다. 소식통은 최근 34년 새 '1호 행사'가 잦아지면서 경계와 통제가 과거보다 살벌해졌다고 전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총화가 이어져 피로감이 남는다는 겁니다.
수행원 명단이 말해주는 것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이번 방문을 단순한 경제 행사로만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경제협력 인사 대신 최선희 외무상 등 외교안보 라인이 대거 동행했다는 점에 주목한 겁니다. 그는 "북한의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라며 정상회담 없이 이뤄진 정상외교라는 점이 이례적이라고 짚었습니다. 정 장관은 북한 국익 기준으로 중국은 경제협력, 러시아는 안보협력, 미국은 관계 전환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이번 방문이 실제 북미 대화 재개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산업 육성 의지를 내비쳤다는 보도까지 더해지면서 대북 제재와의 충돌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기대와 경계가 동시에 걸린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