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둘싼 '통행료' 공방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한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신경전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란이 오만과 손잡고 해협 통항 서비스 요금 부과를 검토하자, 미국은 즉각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데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걸프 지역 순방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명백한 국제수로라며 어떤 국가도 통행료를 징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이란은 종전 MOU에 따라 60일간 해협을 무료로 개방하기로 했지만, 해당 기간이 끝나면 서비스 비용 등 각종 명목으로 대가를 받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무사 레자이 이란 보험감독청장은 해협 전담 보험회사 설립을 알렸고, 페르시아만해협청은 모든 통과 선박에 의무 보험 가입을 요구하며 사실상 통행세 도입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루비오 장관은 UAE,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의하며 이란의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원유 제재 면제로 이란에 최대 4조 원대 수익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를 60일간 한시적으로 면제하면서 이란 경제에는 단기적인 숨통이 트인 모습입니다. 이번 조치로 이란은 기존의 우회 경로 비용과 할인 판매분을 절감해 60일간 최대 30억 6천만 달러(약 4조 7,100억 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배럴당 약 7달러에 달하던 그림자 선단 운영 및 자금 세탁 비용이 사라지면서 실질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그동안 이란은 중국 등 극소수 국가에만 원유를 수출해야 했고, 시장가보다 배럴당 10달러가량 싼 가격에 팔아야 했는데요. 이번 면허 발급으로 시장 가격에 근접한 판매가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이런 단기적 이익이 장기적인 경제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중국 외 국가로의 판매 확대와 양해각서의 실질적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재 속 실무회담 재개와 유가 전망
미국과 이란 간의 실무급 회담이 일시 중단되었던 가운데, 파키스탄과 카타르의 중재로 오는 6월 30일 재개될 예정입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롯한 양국 인사들이 참석한 스위스 회담의 연장선상에서 협의가 이어지는 것인데요. 세부 일정은 조율에 따라 29일이나 7월 1일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어 당분간은 숨 가쁜 외교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점차 회복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해사기구는 전쟁으로 고립됐던 선원 1만 1천여 명과 선박 1,200척을 구조하는 대규모 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오만도 IMO와 협력해 임시 해상 통로를 마련했습니다. 8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77달러 선까지 내려가며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해협 둘러싼 정치적 갈등은 계속되고 있지만, 실제 에너지 공급망은 조금씩 정상 궤도를 찾아가고 있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