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에서 포착된 수첩 하나
2026년 9월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펼쳐본 수첩 한 장이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수첩에는 강훈식, 우원식, 정청래, 김현종 등의 이름과 함께 '서울시장 후보'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는데요. 이 장면은 망원 렌즈로 순간 포착되었고, 의도적인 노출인지 우연한 기록인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이후 유튜브에 출연해 여러 사람이 거론한 내용을 받아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정청래 전 대표는 명단 포함에 불쾌감을 표시했고, 당내에서도 후보군 조율을 둘러싼 갈등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이 수첩은 단순한 메모를 넘어 민주당 내부의 복잡한 정치적 계산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사법부 겁박" vs "억지 호들갑"
국민의힘은 김 대표의 메모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진행 중인 재판의 결론을 예단하고 보궐선거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사법부를 압박하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판결 전에 선거판을 짜는 모습은 법치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국민의힘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를 언급한 것도 공직자로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단순한 정치적 전망일 뿐이라며 국민의힘의 반응이 과도하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이용우 대변인은 메모 한 줄을 붙잡고 호들갑을 떤다고 반박하면서, 한동훈 의원이 법무부 장관 시절 나경원 의원의 공소 취소를 부탁받았던 사례를 들어 이중잣대를 지적했습니다. 사실 이 수첩을 두고 벌어지는 공방은 단순한 메모 해석을 넘어 여야의 사법부에 대한 태도와 정치적 신뢰를 놓고 다투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재판과 불확실한 보선 전망
김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자신하는 이유는 오세훈 시장의 재판 결과에 기인합니다. 오 시장은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는데요. 공직선거법상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2심과 3심이 내년 초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내년 4월 보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 시장 측은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고 명태균 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게다가 민주당은 최근 서울시장 선거에서 3연속 패배했고, 서울 지역 지지율도 29% 수준에 머물러 있어 보궐선거가 열린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번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은 재판과 맞물려 정치권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여야의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수첩 하나가 불러일킨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