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앞둔 톤 조절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샹산포럼에서 둥쥔 중국 국방부장의 기조연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배타적 진영 구축에 반대하고 대립보다 대화와 동반자 관계에 기반한 안보 체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는데요.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 주도 동맹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혔습니다. 지난해 대만 문제를 강하게 언급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관련 표현을 아낀 점도 달라진 대목입니다. 오는 24일 워싱턴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안보 분야의 긴장을 관리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샹산포럼에는 100여 개 국가와 지역에서 약 2,000명의 전문가와 고위 인사가 참석했습니다.
미국에는 대화, 일본에는 경고
온건한 메시지가 전부는 아닙니다. 둥쥔 부장은 패권주의와 군국주의, 역사 왜곡의 징후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죠. 특히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대만 유사시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뒤 중일 갈등이 커진 상황입니다. 베이징은 일본이 과거 군국주의로 회귀하려 한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미국을 향해서는 비판 수위를 낮추면서 일본을 향해서는 압박을 이어가는 이중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과 일본 모두와 동시에 맞서기보다 정상회담 전 분위기를 관리하려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신뢰 부족과 대만 레드라인
추이톈카이 전 주미 중국대사는 같은 포럼에서 미중 관계가 건설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상호 신뢰 부족이 근본 과제라며, 미국의 추가 관세와 제재 움직임을 지적했죠.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양국이 군사 소통을 재개했더라도 대만을 둘러싼 입장 차이는 여전히 크다는 뜻입니다. 시진핑 주석의 워싱턴 방문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5월 베이징 회담에 이어 양국 관계의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회담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긴장 완화와 재충돌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