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원 찍고 1400원대로 돌아온 환율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만 해도 1560원대까지 치솟았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1420원대 초반까지 급락했습니다. 7월 31일 주간 종가 기준 1424.0원을 기록한 것인데, 이는 지난 1월 28일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8월 1일에는 1435.5원으로 소폭 반등하며 1400원 중반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처럼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탄 데는 국내 경제 지표 개선과 외환시장 내 달러 수급 여건 변화가 주요하게 작용했습니다. 특히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6%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이와 맞물려 진행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미 금리 차를 줄이면서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습니다.
반도체 호조와 SK하이닉스 상장이 밀어준 달러 공급
환율 하락을 뒷받침한 건 거시 지표만은 아니었습니다. 실질적인 달러 공급 확대 요인도 큰 역할을 했는데요.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와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으로 인한 주식예탁증서 관련 자금 유입이 시장에 달러를 풀었습니다. 여기에 일부 조선사 등 국내 수출기업들의 환전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달러 공급은 한층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원화 가치를 끌어올린 세 가지 힘, 즉 성장률 개선과 금리 인상, 그리고 반도체 중심의 자금 유입은 8월 환율 전망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8월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
8월 환율이 추가 하락할지, 아니면 1400원선에서 지지를 받을지를 두고 시장 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국 ISM 제조업 지수와 PCE 물가지수 등 주요 경제 지표의 방향, 그리고 미 연준의 금리 정책 기조가 달러 가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습니다. 일본은행의 통화 정책 변화 가능성 역시 엔화 가치를 흔들어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입니다.
일부에서는 미국 경제 냉각 속도가 빨라질 경우 환율이 1300원대까지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반면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거나 미국 물가가 반등할 경우,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원화 강세 흐름이 주춤할 수 있다는 신중한 시각도 나옵니다. 결국 8월 환율은 미국 물가와 금리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세 개의 축이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