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5도, 27시간의 감금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카페 주차장에 설치된 냉동창고에서 50대 여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습니다. 카페 업주 A씨(39)는 지난 9월 3일 오전 11시 13분 B씨를 냉동창고에 가둔 뒤 약 27시간 동안 영하 25도 환경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B씨는 다음 날 오후 2시 36분경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사건은 처음부터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범죄였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A씨는 카페 운영 과정에서 쌓인 고액 채무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이 같은 범행을 설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500억 위조 상품권과 '고령자' 요구
A씨의 계획은 위조 상품권을 미끼로 삼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는 지난 8월 31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인쇄소에서 50만 원권 백화점 상품권 10만 장, 액면가로 약 500억 원어치를 위조했습니다. 인쇄 당시에는 '촬영용 소품'이라는 문구를 넣어 의심을 피하려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A씨는 상품권 매수자를 섭외해 거래를 진행했는데요. 매수자에게 상품권의 진위를 확인할 사람으로 고령자를 보내달라고 요구한 것이 핵심 대목입니다. 제압하기 쉬운 상대를 의도적으로 골랐다는 겁니다. 거래가 무산되면 확인자가 상품권을 들고 잠적한 것처럼 꾸며 매수자에게 수십억 원의 위약금과 수수료를 요구할 계획이었습니다.
진술 번복과 법정 공방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다가 이후 단독 범행이 아니라는 쪽으로 진술을 여러 차례 바꿨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A씨가 지목한 공범들이 위조나 살해 계획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보고, 이를 혼선을 위한 허위 진술로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휴대전화와 노트북 포렌식 자료, 인터넷 검색 기록, 통화 녹음 파일 등을 확보해 사전 계획을 입증했습니다. A씨가 제3자에게 살해 계획을 언급한 통화 녹음이 결정적 증거로 제시될 전망입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는 A씨를 피유인자살해와 유가증권위조, 위조유가증권행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유족에 대한 심리치료와 구조금 지급 등 피해 회복 지원도 추진할 방침입니다.